대중과 뭔가 다르게 하지 않고 뛰어난 성과를 얻는 것은 불가능하다.
- 존 템플턴
주식시장에 뛰어든 이상 레퍼런스를 아득히 뛰어넘는 수익률을 기대할 것이다. 당연하다. 그런 원대한 꿈이 있지 않는 이상 누가 개별주 매매를 시도하겠는가? 그냥 지수 추종 ETF를 꾸준히 사 모으는 게 최선의 방법임을 나도 알고 당신도 알고 세 살배기 아기도 안다. 지수 추종 ETF로 수익률이 모자란다면 지수를 두 배로 추종하는 ETF가 있고, 세 배로 추종하는 ETF가 있다. 이를 이용하면 연간 수익률을 4,50% 까지 끌어올릴 수도 있다. 이 조차 부족하기에 우리는 직접 종목을 발굴하고, 매수와 매도를 내 계좌에서 내 손으로 시행하는 게 아닌가. 아니라고?
아니라고 생각이 들면 굳이 시간과 정신력을 들여 개별주 투자에 나설 이유가 없다. ETF로 충분하다. 그것도 이런저런 판단이 없이 믿음만으로 가능한 방법이 있다. 방법론은 서점에, 유튜브에 널려있다. 물론 어떤 방법을 택하든 그 방법에 대한 믿음이 있어야 하고, 그 믿음을 긴 시간 고수할 수 있는 더 깊은 믿음이 뒷받침되어야 수익으로 이어진다.
누군가는 이미 첫 단락에서 힌트를 얻었을 수도 있다. 레버리지 ETF를 매매한다는 것 자체가 일반적인 대중들과는 반대로 가는 행위임을 눈치챘을 것이다. 물론 레버리지 ETF에 대해 찬성하는 사람도 있고 반대하는 사람도 있다. 적절한 전략을 통해 충분한 수익을 거두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레버리지 투자는 계좌를 녹이는 짓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모든 사람의 칭송을 받는 방법은 없다. 그런 방법은 수익률이 낮다. 레이달리오의 올웨더 포트폴리오. 리스크를 줄이면서 평균적인 수익을 추구할 수 있는 혁신적인 방법론이다. 하지만 올웨더 포트폴리오를 실제로 구축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하락장에서도 손해보지 않는다는 건 알겠어. 근데 나는 큰돈을 벌고 싶은걸. 일 년에 잘해야 10% 수익률로 부자 되긴 힘들 것 같은데.. 차라리 테마주 투자할래!
아주 높은 수익을 올리면서 대중의 지지를 얻는 방법론은 존재할 수 없다. 그 방법이 곧 레퍼런스 자체가 되어버릴 것이다. 어쩌면 그 방법이라는 것이 대중과 대척점에 있었기에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였을 수도 있다. 시소의 왼쪽이 좋다고 모두가 왼쪽으로 쏠린다면 시소는 더 이상 시소로서 구실을 할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다.
흔히 개미가 타면 갈 것도 못 간다고 한다. 대중의 이목이 집중되는 종목은 쉽게 오르지 못한다는 이야기다. 쉽게 오르지 않으면 다행인데, 꼭 개미가 많이 타면 소위 개미 털기가 따라온다고 한다. 이미 탄 개미를 털고 나서 올라간다는 말이다.
테마주나 중소형주에만 해당되는 말이 아니다. 2020년 한창 코스피가 3000을 돌파하며 올라갈 즈음. 삼성전자가 10만전자를 찍니 마니 할 즈음. 모든 사람들의 관심이 코스피 지수로, 주식으로 쏠렸다. 평소 주식에 전혀 관심 없을 것 같은 사람들도 삼성전자를 사야 되느니 삼성전자우를 사야 좋으니 여러 말이 오갔다. 그때 시장으로 유입된 개미들은 아직도 고점에 물려있다. 삼성전자를 포트에 넣은 사람들은 그래도 괜찮다. 세계 10위권 경제규모를 자랑하는 우리나라의 압도적인 1등 기업이기에 떨어져도 저가 매수세가 금방 따라붙는다. 그러나 비슷한 시기에 현대차에 들어간 사람, LG화학에 들어간 사람들은 아직 버티고 있을지가 궁금하다. 두 기업은 장담할 수가 없다. 국내에서 순위권에 들어가는 대기업이어도 주가의 회복을 장담할 수 없다. 모두가 주목하는 시기에 들어가면 그렇게 된다.
하지만 대중과 반대로 가기는 정말 힘들다. 여러 실험에서도 대중에 거스르기란 생각보다 힘듬을 알 수 있다. 가장 짧은 길이의 선을 고르는 실험에서 주변 실험 참가자가 중간 길이의 선을 가장 짧다고 지목하자 일반적인 실험에 비해 정답률이 유의미하게 떨어졌다. 내 판단으로는 아무리 봐도 아니지만 다른 사람들이 그렇다고 하면 순간 뇌 정지가 오고 대중의 선택을 따라가는 것이다. 언론에서 바람을 잡고 인플루언서가 호응하며 그럴듯한 분위기가 형성되면 옳고 그름과는 상관없이 의도한 방향으로 사람들이 몰려가는 것과 비슷하다.
특히 투자의 관점에서는 대중의 분위기에 흔들리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의도적으로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진 종목을 선택하거나 애초에 관심받은 적이 없어서 이제 관심받을 일만 남은 종목에 접근하는 전략도 존재한다. 나 역시 최근 가격이 너무 오른 종목, 1년 이내 크게 오른 적이 있는 종목은 매수하지 않는다.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종목은 관심 그 자체가 주가를 받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내 관심이 식기 시작하면 주가는 속절없이 무너진다. 늦게 들어가면 누군가의 물량을 받아주는 설거지 역할을 뒤집어쓰게 된다. 내가 손도 못 댄 남이 먹은 그릇 잔뜩 설거지할 바에야 시간이 걸리더라도 아무도 관심 없는 종목을 발굴하는 게 훨씬 남는 장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