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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조 Jan 12. 2022

욕심을 부려도 될 때 :

남들이 겁을 먹고 있을 때 욕심을 부려라.
남들이 겁을 먹고 있을 때가 욕심을 부려도 될 때이다.
- 워런 버핏


최근 주식시장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아직 미국의 금리 인상은 시작도 하지 않았지만 FED의장의 강경한 발언에 주가는 속수무책으로 빠지고 있다. 20년 3월 코로나로 인한 폭락 이후 시장에 돈을 푼 지 만 2년이 되어가는 지금, 다시 긴축으로의 이행을 목전에 두고 있다. 유동성 장세가 끝나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일까. 역대 지표를 살펴보면 양적완화 이후 실제 금리인상 직전의 변동성이 아주 컸다. 하지만 막상 금리를 인상하고 나서부터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우상향 그래프를 보여준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그래프다. 그 우상향 그래프는 수많은 파동으로 이루어져 있다. 파동은 당연하게도 올라가기도 하고 내려가기도 한다. 하지만 그 파동의 끝자락에서는 이 파동이 어디까지 오를지, 떨어질지에 대한 확신이 없다.


파동이 오를 때는 한도 없이 오를 것만 같고, 파동이 떨어질 때는 끝을 모르고 떨어질 것만 같다. 그래서 오르면 사고 싶고, 떨어지면 팔고 싶다. 지나고 보면 너무나도 당연하게 느껴지겠지만 사고 싶은 시점은 팔아야 할 시점이고, 팔고 싶은 시점은 사야 하는 시점이다. 


주식하는 개미라면 누구나가 겪었을 에피소드. 왜 내가 팔면 올라갈까? 왜 내가 사면 떨어질까? 왜라는 의문점을 붙이기에도 민망한 질문이다. 사야 할 자리에 팔았으니 올라가고, 팔아야 할 자리에 샀으니 떨어지는 것이다. 다른 이유는 없다. 이런저런 이유를 가져다 붙여도 소용없다. 결과가 말해준다. 반대로 매매했으니 반대의 결과가 나오는 것. 그뿐이다. 


워런 버핏은 이렇게 이야기한다. 남들이 겁을 먹고 있을 때가 욕심을 부려도 될 때이다.라고. 주식투자에 있어서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이 욕심인데, 버핏은 욕심을 내라고 한다. 언제? 남들이 겁을 먹고 있을 때. 이럴 땐 욕심을 부려도 된다. 모두가 패닉에 빠져서 이미 한참 하락한 주식을 내다 파는 시기가 온다. 2008년 금융위기가 그랬고, 2011년 미국 신용등급 강등 사태가 그랬다. 2018년에는 미중 무역분쟁으로 시장이 흔들렸고, 2020년에는 코로나가 닥쳐왔다. 


언제나 그랬듯이 주가가 빠지면 사람들의 심리도 흔들렸다. 냉철한 머리로 하락을 관망하던 투자자는 하락 초반에 빠져나갔다. 다음부터는 겁을 집어먹은 사람 순으로 물량을 털고 도망갔다. 최후의 겁쟁이가 손을 털었을 때의 주가는 이미 비 이성적인 수준까지 내려와 있을 시점이다. 이 부근에서는 욕심을 부려도 된다. 최 저점을 예측할 수는 없다. 다른 사람들이 겁먹고 던질 때부터 조금씩 그들의 물량을 받다 보면 자연스레 가장 낮은 단가에서도 매수가 이루어진다. 올라갈 때도 마찬가지다. 계속 사 모으면 된다.


그렇다. 남들이 겁을 먹을 때 욕심을 부리려면 그 욕심을 실현시킬 수 있는 현금이 필요하다. 시장의 하락은 명확한 신호를 주며 시작되지 않는다. 정신 차려보면 어느새 주가지수가 10%가 빠져있고, 20%가 빠져있고 하기에 하락 초반에 가지고 있는 물량을 던지고 현금화한다는 전략을 세우더라도 실천하기 어렵다. 현금화 하더라도 대부분의 경우 휩소에 걸려 올라가는 주가를 현금을 들고 쳐다봐야 하는 결과가 나온다. 그렇기에 항상 어느 정도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시장에 패닉이 닥쳤을 때를 기회로 이용할 수 있다. 


그런데 시장은 언제 떨어질지 모른다. 5년 동안의 대세 상승장이 올 수도 있는데 이런 시기에 가령 현금을 30%씩이나 가져간다면 차라리 5년 뒤에 폭락을 고스란히 맞고 견디는 것이 수익률 측면에서는 훨씬 나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물론 그 하락을 온전히 견딜 수 있느냐는 다른 문제지만 말이다. 


주식시장에서 오래 살아남은 사람들은 이 폭락의 시기를 잘 이용한 사람들이다. 우리나라에서 슈퍼개미로 알려진 사람들 중 절대다수의 사람들이 IMF 시기, 닷컴 버블 시기, 리먼사태, 코로나 위기 등을 기회로 삼아 자산의 큰 상승을 일궈냈다. 적게는 두 배에서 많게는 수 십배에 이르기까지 자산의 증식을 가져오는 것이 이런 폭락 시기다. 그들은 시장을 이해하고 있고 시장에 대한 확신이 있다. 그렇기에 모두가 겁에 질려 도망칠 때 두 눈 똑바로 뜨고 시장으로 뛰어들 수 있는 것이다. 


경제 전문가로 유명한 한 박사님은 이런 전략을 제시하기도 한다. 매달 적금 붓듯이 달러 예금으로 돈을 모으다가 원달러 환율이 1300원 근처로 치솟을 때 달러를 원으로 환전해서 코스피를 사고, 다시 환율이 1100원 근처로 떨어지면 달러로 바꿔서 보유하는 전략이다.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는 시기는 자산시장의 거품이 터져 시장이 두드려 맞는 시기이다. 이때 환차익과 코스피 저점 매수로 이득을 보고 다시 환율이 안정화되며 주식시장이 상승하는 시기에 달러로 바꿔서 다음 하락을 기다리는 것이 핵심이다. 매일 호가창을 들여다보며 전전긍긍하지 않아도 큰 수익을 얻을 수 있는 훌륭한 방법이다. 이 방법보다 적은 리스크로 더 큰 수익을 내기란 단언컨대 쉽지 않다.


위 전략은 맨 처음 인용한 버핏의 말대로 시장 참여자 대부분이 겁에 질려 뛰어들 때를 이용한 전략이다. 안전자산인 달러로 자산을 보유함으로 위기상황에서도 자산가치를 지킨다. 위기가 발생하면 신흥국 화폐가치는 하락하기에 달러를 원으로 환전 시 얻을 수 있는 환차익을 기본적으로 깔고 간다. 주가 역시 미국보다는 우리나라의 변동성이 더 심하게 나타난다. 환차익 + 겁에 질린 사람들의 패닉셀로 인한 주가의 괴리까지 취할 수 있는 방법인 것이다. 


여기에 위기에 어떤 종목을 사야할지에 대한 공부가 더해지면 수익률은 크게 올라간다. 과하게 떨어진 지수 자체의 상승에 베팅해도 좋지만 평소 시장에 대한 분석이 되어 있고, 역사에 대한 공부가 되어 있는 사람은 위기시 더 크게 올라갈 수 있는 종목 선정을 통해 드라마틱한 수익을 거둘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런 경우 10년에 한 두 번 종목 선정만으로도 큰 돈을 벌 수 있다. 


몇 년에 한 번은 반드시 돌아오는, 모두가 겁을 먹고 도망치는 시장에 과감히 뛰어들어 욕심을 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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