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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조 Jan 24. 2022

하락장에서 초연하기

오늘의 코스피 종가 : 2792


2800을 뚫고 내려가다니. 2900 정도에서는 지지해주지 않을까? 싶은 마음이 무색하게 지지선을 하향 돌파한 그래프는 여지없이 2800을 깨고 마무리되었다. 마무리라는 단어가 조금 어색한데, 마무리는 오늘의 마무리일 뿐이고 이 하락의 마무리는 어디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아마 모든 하락이 끝나고 상승과 하락을 몇 번 정도 반복하고 전고점을 다시 돌파하느니 마니 할 때쯤에야 정신이 들겠지. 아 거기가 저점이었구나! 


이런 생각도 든다. 지지선에서 반등했다면 지지선이 아니지 않았을까? 대부분의 경우 장기 추세의 지지선과 저항선은 나름대로의 의미를 갖는다. 높은 확률로 지지선 근처를 지지해주거나 저항선 근처에서 하락이 나타난다. 하지만 절대적인 건 아니다. 확률이 높지도 않다. 그저 참고하기 위한 하나의 지표일 뿐이고, 사실 심리적인 안정을 위한 직선에 불과하기도 하다. 그러니 누구나에게 보이는 지지선과 저항선은 곧 깨지기 위한 존재가 된다. 그리고 그 지지선이 깨졌다. 


이제 진짜 하락장이 아닐까?라고 생각되는 타이밍은 각자가 다르다. 그래도 여러 차례 긴 기간에 걸쳐 형성된, 보이지 않는 손이 자리 잡고 있을 것만 같은 어떤 구간을 하향 돌파하는 경우는 모두가 겁을 집어먹을 수밖에 없다. 5층에서 탄 엘리베이터가 추락한다. 1층이 바닥일 거라고 생각하고 조금만 버티자고 생각한다. 그런데 웬걸? 이 건물엔 지하가 있었다. 시야는 어두워지고 매캐한 냄새가 난다. 잘못하면 햇빛은 영영 못 보게 되는 거 아닌가 두렵다.


지금의 하락이 추세 하락으로 이어질지 어떨지는 모른다. 다만 하락에 겁을 먹은 투매가 나오고 나서야 비로소 상승이 시작될 거라는 건 안다. 항상 그래 왔듯이 내가 팔고 나서야 주가는 오른다. 내가 다 손절 치고 나서야 회복을 한다. 결국 이번 하락장도 심약자에게서 투자의 기준이 확고한 사람에게로 돈이 흘러가는 또 한 번의 개미 털기로 마무리될 것이다. 이런 하락이 있어야 돈을 버는 사람들이 존재한다. 내려갈 땐 내려가서 벌고 올라가선 올라가서 버는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그 상승과 하락을 쥐락펴락 하는 사람들이 있다. 


기관은 이렇게 하락이 있어야 돈을 번다. 주가가 계속해서 오르기만 하면 어떨까? 수익실현을 먼저 하는 사람이 무조건 손해다. 그냥 계속 쭉 갖고 있으면 이득인데 누가 중간에 팔겠는가. 이래선 재미가 없다. 위로 흔들고 아래로 흔들고 혼을 쏙 빼놓아야 재밌어진다. 오르면 오른다고 사고 내리면 내린다고 파는 사람들이 많으니 시장의 원리를 이해한 사람에게 돈 버는 건 땅 짚고 헤엄치기다. 


지금의 하락도 언젠간 끝난다. 그리고 다시 상승할 것이다. 언제 그랬냐는 듯이 전고점 돌파 뉴스가 1면에 뜨고 얼마 지나지 않아 고점 갱신이니 PER이 역대 최고로 올라갔느니 하는 뉴스를 접할 것이다. 지금의 하락이 추세 하락으로 이어질 거라고 생각이 들 수도 있다. 그럴 땐 장기 추세를 보라. 주가는 우상향 한다. 수많은 절곡이 있지만 지금 와서 보면 별거 아닌 일이 되어버린다. 2008년 금융위기도 그렇고, 2020년 코로나 위기도 그렇다. 크게 보면 이겨낼 수 있는 위기였고, 긴 시간이 지나지 않아 금방 전고점을 회복하고 위로 위로 달려 나간다. 


중요한 건 하락장에서도 매수를 해 나갈 수 있는 것. 그를 위한 멘탈. 멘탈을 위한 현금 확보. 현금 확보를 위한 계획과 시나리오. 특히 하락장에서의 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아무리 좋은 계획이 있어도 실천하지 않으면 소용없다. 나는 아침 5시에 일어나서 5시간 운동하고 10시에 브런치를 먹어야지. 12시부터 6시까지는 열심히 일하고 8시부터 10시까지는 책을 읽어야겠어. 누군가에겐 훌륭한 하루의 루틴이다. 매일 실천할 수 있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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