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마음난리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신조 Aug 07. 2022

아침 일찍 일어나기 위한 단 하나의 방법

원인과 결과에 대해 생각해보자. 어떤 결과가 있으면 원인이 있다. 원인 없는 결과는 없다. 닭이 먼저냐 알이 먼저냐의 논의는 있을 수 있겠지만 어쨌든 우리가 아는 한 닭은 알에서 나온 것이 분명하다. 알에서 나오지 않은 닭은 없다. 원인이 있기에 결과가 도출된다. 


그러나 우리는 원인보다는 결과에 집중한다.


원인과 결과라고 딱 부러지게 이야기하면 어떤 게 원인이고 어떤 게 결과인지 보이지만 보통은 그렇지 않다. 일찍 일어나는 습관을 갖고 싶은 사람이 있다. 보통은 일찍 일어나는 것 자체에 포커스를 맞춘다. 일찍 일어나기 위해서 평소 기상시간에서 30분 당겨 알람을 맞춘다거나, 맞춘 알람을 쉽게 꺼뜨리지 않기 위해 잠자리에서 떨어진 곳에 둔다거나, 일찍 일어나지 않을 수 없게끔 커튼을 열고 자서 자연스레 방이 밝아지게 한다거나, 일어나서 화장실에 무조건 들린다거나 하는 식이다. 


이렇게 일어나는 것에 초점을 맞추면 그 계획은 실패하기 쉽다. 다른 조건의 변경 없이 일찍 일어난다는 것은 수면 시간을 줄이겠다는 말과 다르지 않다. 24시에 잠에 들어 7시에 일어나던 사람이 아침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서 6시 30분에 알람을 맞춘다. 어떻게 보면 가장 단순하고 손해보지 않는 방법으로 보인다. 어떤 것도 바뀌지 않고 아침 시간만 확보되는 것처럼 느껴지는 결과다. 이렇게 수면시간을 단축해서 일찍 일어나는 방법을 사용해서 성공했다면 훌륭하다. 기상시간을 앞당기는 방법이 성공했다는 말은 곧 평소 내가 필요한 수면시간을 초과해 습관적으로 더 자고 있었다는 말과 같다. 다르게 표현하면 불필요한 마진을 줄이는 것으로 아침 시간을 확보한 것이다. 


하지만 불필요하게 잠을 길게 자는 사람, 수면시간이 넉넉한 사람이 과연 얼마나 있을까. 2016년 갤럽에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 수면 평균 시간은 6시간 53분, 같은 2016년 AIA생명에서 조사한 자료에서는 평균 6시간 18분으로 집계되었다. 조사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OECD 국가 중 최 하위, 또한 성인 권장 수면시간인 7~9시간에 비해 현저히 낮은 시간을 잠에 할애하고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잠을 적게 자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높은 근로시간과 상관관계가 높다. 회사에서 많은 시간 정신력을 소모하고 퇴근하면 말 그대로 녹초가 된다. 녹초가 되었지만 그만큼의 시달림을 보상받기 위해 술을 마시거나, 몽롱한 정신으로 핸드폰을 쥐고 눕는다. 


술을 마시면 잠이 쉽게 오고, 또 깊게 자는 것처럼 느껴진다. 잠이 쉽게 오는 건 맞다. 하지만 우리 몸속 세계는 생각과는 조금 다르게 돌아간다. 술이 들어가기 시작하면 충동과 행동을 조절하는 뇌의 영역이 느슨해진다. 평소보다 자제력이 약해지고 긴장이 풀린 상태가 되는 것이 그 때문이다. 술을 마시면 마실수록 점점 뇌의 다른 영역도 진정효과가 나타나며 쉽게 잠에 든다. 사실상 잠을 잔다기 보다도 뇌 전체적으로 진정 상태에 이르는 것이다. 얕은 마취상태와 같은 잠에서 우리는 깊게 잠들지 않는다. 얕은 잠을 반복할 뿐이고, 알코올이 분해되며 각성효과까지 나타나지만 이미 마비된 뇌는 이를 인식하거나 컨트롤하지 못할 뿐이다. 


스마트폰 역시 수면의 질을 떨어트리는 일등 공신중 하나다. 졸린 몸을 이끌고 침대로 들어가 핸드폰을 하다 보면 어느새 정신이 말짱해지는 경험을 다들 해 봤을 것이다. 여기에는 다음 두 가지 이유가 있다. 밤이 되면 우리 몸에서는 수면 유도 물질인 멜라토닌이 분비된다. 스마트폰에서 나오는 청색광이 멜라토닌의 분비를 억제하고, 몸은 각성상태를 유지한다. 그렇기에 설령 잠에 들더라도 쉽게 잠에서 깨고 깊은 잠에 들기 어려워진다. 또한, 사용자의 이용시간을 늘리기 위해 정교하게 설계된 앱들과 웹사이트를 돌아다니다 보면 나도 모르게 시간이 훌쩍 지나가 버린다.


이렇게 긴 근무시간에 더해 뒤이어 따라오는 음주와 스마트폰으로 인해 수면의 질은 더 떨어지게 된다. 근본 원인은 위에서 이야기 했듯이 긴 근무시간이다. 근무시간을 제어하기 위해서는 워라밸을 챙길 수 있는 회사로 이직하는 것이 단순한 해법이다. 정시 퇴근함으로써 애초에 긴 근무시간의 서러움을 떨치기 위한 음주와 스마트폰질을 하지 않게끔 하는 게 베스트다. 하지만 최 하위를 달리는 수면시간에 이어 근로시간 또한 OECD 국가 중 멕시코와 더불어 압도적인 최 상위권을 유지하는 우리나라에서는 워라밸이 갖춰진 회사로의 이직 또한 쉽지 않은 이야기다. 우리 회사 옆의 회사도 옆옆 회사도 지금 내가 다니는 회사와 비슷하다. 


사실 회사에서 소비하는 시간이 길고, 업무에 소모되는 정신력도 많기 때문에 아침 시간이라도 확보해서 인생을 알차게 살아보고자 하는 발버둥의 한 방편으로 기상 알람 시간을 앞으로 당기는 노력을 하는 것인데, 참 아이러니하게도 긴 시간 정신력을 쏟아부은 반작용이 수면의 질을 악화시키고, 아침에 일어나는 것을 더욱더 힘들게 한다. 


다행히도, 여기까지 왔으면 이제 답이 보인다. 어떻게 하면 아침에 일찍 일어날 수 있을지. 어떻게 하면 나도 미라클 모닝을 실천할 수 있을지에 대한 답. 간단하다. 앞에서 언급한 수면에 장애가 되는 행동을 하지 않거나, 줄이는 것이다. 


1. 자기 전에 음주 자제하기.

2. 자기 전에 스마트폰 시간 줄이기.

3. 그리고 일찍 자기. 


간단하다. 음주와 스마트폰이 수면에 끼치는 악영향을 알았으니 이제 안 하거나 줄일 수 있다. 그리고 우리가 얼마나 적게 자는지도 알았으니 더 많은 잠을 확보하려고 노력해보자. 우리는 이미 충분히 적게 자고 있다. 그렇기에 수면시간을 더 줄일 수는 없다. 몸이 그것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지금껏 숱하게 마음먹고 실천했지만 죄다 실패해버린, 아침형인간 혹은 미라클모닝 프로젝트를 상기해보라. 우리 몸의 입장에서 수면시간을 더 이상 줄이는 건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던 것이다. 수면 시간을 더 이상 줄일 수 없음을 이해했다면, 일찍 일어나고 싶은 만큼 일찍 잠자리에 들면 된다. 밤 시간에 술과 스마트폰으로 시간을 보낼 바에야 조금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 보자. 그래도 포기할 수 없다 싶으면 굳이 자기 전에 말고 아침에 일어나서 하자. 


물론 이미 습관으로 자리 잡은, 잠자리에 들기 전 수많은 종류의 해찰을 한 번에 없애기는 어렵다. 하지만 쓸데없이 시간을 축내는 습관들을 응시하고 나면 그 습관을 제어할 수 있게 된다. 지금까지 몰라서 끌려다녔던 것이지 알고 나면 쉬워진다. 의지력을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것 자체에 헛되이 쏟지 말고 밤에 일찍 자는 것, 그리고 수면장애를 일으키는 여러 가지 안 좋은 습관과 멀어지는 것에 쓰자. 


원인이 개선되면 결과는 반드시 따라온다. 















매거진의 이전글 하루일과 기록) 문제는 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