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식스 콘서트 후기, 그리고 나의 방향

작은 브랜드도, 커리어도, 결국 자기만의 타이밍이 온다는 이야기

by 김코튼

"이 나이에 아이돌 밴드 콘서트라니, 괜히 물 흐리는 거 아냐?"


예매를 할까 말까, 공지를 본 순간부터 생각이 많았다.

데이식스라는 밴드의 노래를 한참 전부터 좋아했지만,

내가 콘서트에 갈 정도로 좋아하는 팬인가? 그렇게까지?

괜히 물 흐리는 건 아닐까 하는, 스스로에게 눈치를 주는 이상한 모양새


누가 그런 말을 한 것도 아닌데

나이가 하나씩 들수록, 지금 이 나이에 이걸 해도 되나? 같은

이상한 자기 검열이 자주 스며든다.


하지만 예매일이 다가오니

손가락은 예스 24를 몇 번이나 들락날락했고, 머릿속은 티켓팅 전략으로 복잡해졌다.

티켓팅이 어려울 거야라는 말을 마지막 핑계 삼아 도전했고, 그리고 성공

어쩌면 마음 깊은 곳에선 눈 치고 뭐고 이미 가고 싶었던 걸지도

(무려 마데워치도 구매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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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나 나나 알기는 알았잖아 쉽지만은 않은 길이란 걸 말야
너나 나나 모르진 않았잖아 이 길에는 꽃이 그리 많이 피지 않는 걸

가끔씩 보이는 꼿이 얼마나 소중한지 몰라
너무 예쁘고 좋아서 여기 남아있는 거겠지

- DAY6 <아픈 길>


그날, 많은 곡 중 [아픈 길]이란 노래가 흘러나왔을 때

데이식스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가사를 따라가다가 불쑥 울컥해졌다.

처음엔 단순히 노래가 좋다고만 생각했는데, 이렇게 공연장에서 마주하니 다르게 들렸다.


올해로 데뷔 10년째,

누군가에게는 그저 인기 많은 밴드처럼 보일지도 모르지만

공백도 있었고, 위기도 있었고, 조용히 자기 음악을 이어온 시간들이 있었다.

그 시간 동안, 크게 달라진 건 없었을지도 모른다.

다만, 세상이 이제야 그들의 음악을 듣기 시작했을 뿐.


공연을 보고 돌아오는 길에 문득,

작은 브랜드를 만든다는 것도 이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은 브랜드를 만든다는 건,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노래를 매일 부르는 일

관객 없는 무대에서 계속 조율하고 연습하고 누군가 들어주길 기다리는 시간을 보내는 일

그 시간이 길어질수록 의심의 순간들도 늘겠지만 결국 처음 믿음대로 걸어가는 일

그리고 언젠가는, 가끔씩 보이던 꽃을 지나 예쁜 꽂길을 걸을 수도 있다는 것


스타트업 사업기획자로,

그리고 현재 브랜딩 회사에서 일하며

작은 브랜드를 만드는 사람들을 자주 만난다.


혼자서 기획서를 쓰고, 제품을 만들고,

어떤 날은 괜찮고, 어떤 날은 확신이 흔들리고,

그렇게 자기만의 타이밍을 기다리는 사람들


그 길이 고되고 느려도 진심이 담긴 브랜드는 결국 누군가에게 닿는다.

나는 그걸 꽤나 여러 번 봤다.


그리고 나 역시,

이야기를 만들고, 언어를 고르고, 제품보다 먼저 사람을 생각하는 브랜드를 만들고 있다.


누군가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할 수도 있다.

좀 늦었다고 말할지도 모르겠다.


나도 데이식스 콘서트 티켓팅하며

콘서트 가기엔 너무 늦었다고 스스로를 검열했으니, 남들이라고 안 그럴까


하지만 음악이든, 브랜드든, 사람이든

각자의 타이밍은 분명히 있다. 나는 그걸 믿고 그냥 걷는 쪽을 택했다.

가끔씩 피어나는 꽃을 보며




그래도,, 피켓팅을 뚫고 공연을 본 건데 공연 후기를 너무 남기고 싶음

공연 시작부터 끝까지 밴드 사운드 미쳤고 생라이브 훌륭하십니다.

그 가수에 그 팬이라고, 마데 떼창 자랑하고 싶은 수준

왜 나는 콘서트장에서 살 수 없나요?

그리고 김원필은 테토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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