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 후 나는 이전에 경력을 살려 커피학원에 등록을 했다
사실 이전부터 몇 번씩이나 등록을 하려고 했었는데
시간이나 가격적인 부분에서 부담이 좀 되었고 그래서 계속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이번 해에 여건이 좀 되어서 등록을 하게 되었다
등록을 해서 처음 학원에 갔을 때 별 기대 없이 나는 자리에 앉아
얼른 수업이 진행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고, 자리에 앉아 정면을 보고 있는데
핸드 드립 커피를 내리는 곱슬한 머리의 강사님이 보였다. 전체적으로
'참 멋지다'라는 감정이 제일 먼저 들었다. 첫눈에 반한 것과 비슷한 감정이라고 해야 할까?
귀에서 종소리까지 들리진 않았지만 그에 대한 호감은 분명 시작되었다.
속 쌍꺼풀에 남자다운 눈매, 진한 눈썹까지 내가 항상 이상형으로 생각해오던 외모였다.
거기에 학원 강사답게 수강생들을 대하는 친화력과 매너 온도 또한 좋아 보였다
같은 공간에서 있음에 설렘에 행복한 기분이 들었던 것 같다
이 커피 자격증 반을 들으러 온 사람들은 20,30,40-50대로 나이대가 정말 다양해었고
강사님 간단한 소개 이후 우리 반 사람들 모두 자기소개를 마쳤다.
한 달간 진행되는 과정이라 첫날, 첫 주는 전체적인 진행상황부터 강사님이
커피를 추출해주시고 수강생들은 옹기종기 모여 맛을 시음하고, 설명을 듣는
시간으로 이루어졌었는데.
강사님은 설명을 하시며 모든 사람들을 두루두루 아이 컨텍하시며
이야기하시는 스타일이라 자연스럽게 한 번씩 계속 눈을 마주치게 됐었는데
참.. 보면 볼수록 빠져드는 잘생긴 눈이었다.
그래도 난 수강생이고, 학원 수업을 성실하고, 좀 더 전문적인 지식을 쌓고자 하는
바람이 크기 때문에 이런 이성적인 감정이 들어올 때마다 내 마음을
절제하고 잠재워두고 수업과 본질에 집중하면서 나 자신을 계속 다잡아 나갔다.
대화도 많이 해보지 못했고, 나이도, 사는 곳도, 여자 친구가 있는지 아님 이미 결혼을 했는지도
아무것도 모르는데 어쩌자고 호감을 느끼기 시작했을까.
나만 힘들 텐데.
매일 수업을 들으며 눈이 마주칠 때마다 호감은 늘어가기만 하는데
계속 안에 묵혀두기만 해야 되니까 감정 세포들이 학대를 당하는
마음이 든다. 이 감정을 그만느끼고 터뜨려버리고 싶은데
내 맘 안 구석에 박혀 나오질 않는다. 참.. 왜 또 내게 이런 상황이 벌어진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