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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굠굠 Feb 20. 2022

꽃송이 같은 눈 발




추워서 나가기 싫었던 토요일 낮이 었지만 가야 할 곳이 있어

옷을 입고 외투를 입고 보드라운 목도리로 목을 감싸고

마스크를 착용하고 나와 길을 걷고 있는데

시야 앞으로 어떤 야리야리한 뭉탱이들이 날아다닌다  

늘 익숙한 풍경 속에  이와 같이 새로운 장면을 목격하면

똑같은 마음에 생기가 생기고 그 순간이 너무 소중하고

아름다워 그 시간에 머물고 싶은 기분


찰나의 작은 눈 발이 어제의 어떤 순간보다

가장 환상적인 기분으로 이끌어줘서 긴 여운이 있는

행복을 느낀 하루가 되었다.

하루를 이렇게 추억할 수 있게 해 준 눈 발이 너무 좋다.


밤이 되자 그 눈발들이 내게 휘몰아쳐 눈이 가득한

나라에 초대된 기분

좋아하는 눈송이들을 바라보는 그 순간들이

이제 올해는 몇 번 안 남았다는 것은 슬프지만 내년에도

올해만큼 많은 눈을 맞으며 볼 수 있으면

한 밤중의 펑펑 내리는 낭만적인 눈을 기다리며

지금부터  겨울을 더 그리워하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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