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워서 나가기 싫었던 토요일 낮이 었지만 가야 할 곳이 있어
옷을 입고 외투를 입고 보드라운 목도리로 목을 감싸고
마스크를 착용하고 나와 길을 걷고 있는데
시야 앞으로 어떤 야리야리한 뭉탱이들이 날아다닌다
늘 익숙한 풍경 속에 이와 같이 새로운 장면을 목격하면
똑같은 마음에 생기가 생기고 그 순간이 너무 소중하고
아름다워 그 시간에 머물고 싶은 기분
찰나의 작은 눈 발이 어제의 어떤 순간보다
가장 환상적인 기분으로 이끌어줘서 긴 여운이 있는
행복을 느낀 하루가 되었다.
하루를 이렇게 추억할 수 있게 해 준 눈 발이 너무 좋다.
밤이 되자 그 눈발들이 내게 휘몰아쳐 눈이 가득한
나라에 초대된 기분
좋아하는 눈송이들을 바라보는 그 순간들이
이제 올해는 몇 번 안 남았다는 것은 슬프지만 내년에도
올해만큼 많은 눈을 맞으며 볼 수 있으면
한 밤중의 펑펑 내리는 낭만적인 눈을 기다리며
지금부터 겨울을 더 그리워하게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