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강인춘 Jul 14. 2020

처갓집에 간 사위

썩을 년 넘들 <16>



* 처갓집에 가면 왠지 불안했습니다.

* 여기저기 궂은일이 쌓였는데도 나는 손님처럼 가만히 있었습니다.

* 화장실이 지저분했는데도 치우지 않았습니다.

* 할 일이 없어 무료해서 안방에서 낮잠을 잔 적이 있습니다.

* 밥 먹은 설거지 같은 건 해본 적도 없습니다. 창피하게...

* 갑갑해서 아내 보고 빨리 집에 가자고 재촉했습니다.

* 장인, 장모님께 용돈 드려본 적이 있었던가?

* 장인, 장모님이 편찮으시다고 기별이 왔을 때 서둘러 간 적이 없습니다.

* 물론 병원비를 먼저 내본 적도 없습니다.

* 처가 부모를 내 부모같이 생각해본 적이 없습니다.


써글놈!

마누래헌티 백번 천번 욕묵어싸다니께.

그라고도 니가 처것집 사우라고 우쭐댄 거여?

그라고도 니가 마누래보고 시부모를 내 부모처럼 잘 모시라고 헌거여?

그래서 니그 마누래를 쥐잡듯 잡은 거여?

나가 참말로 남사시러워 메누리 볼 낯이 없구만!

이 모다 못난 느그 애비, 에미탓이여.

아덜 교육 지대로 시켜 장가보냈어야 했능디...

아이고 이일을 어찌끄나.

작가의 이전글 며느리 칭찬 하나 없는 우리 속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