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강인춘 Jun 05. 2023

아내의 이름은 '마눌님'이다

4.

<아내의 이름은 '마눌님'이다> 


여기 내 앞에 가까이 있는 여자를 소개한다. 

평생 손에 물 안묻혀 살게하겠다고 철썩같이 약속한 나의 여자다. 


현재 그녀의 이름은 '아내'도 아니고 '마누라'도 아닌

 '마눌님'이다.

내 어찌 감히 백수, 삼식이주제에 

'아내',  '마누라'로 낮춰 이름을 부를 수 있는가? 


결혼 첫해엔 '순실'씨 라고 부르다가

첫 아이 낳고는 '지수 엄마'라고 불렀다.

그리고는 세월이 흘러 백수가 된 후에는 철없이 '마누라'라고 불렀다.

내몸의 간덩이가 겁도 없이 쇳덩이처럼 굳어 졌을 때였다. 


그 얼마 뒤 '고타마 싯다르타(Gotama Siddhartha) 부처처럼

허울 좋은 내 처지를 스스로 깨달았다.

즉시 '마누라'를 '마눌님'으로 존칭해서 부르고 있다. 


솔직히 처음엔 내 스스로도 비위가 조금 상했지만

자꾸 '마눌님'이라고 부르니까

지금은 습관이 되어 비위 상할 것도 없이 그냥 무덤덤해졌다. 


정말이다.

하나도 이상할 것이 없다.

나와 같은 백수들에게 적극 권한다.

당장 '마눌님'이라고 불러봐라. 

자다가도 떡이 생긴다는 속담도 있지 않나?


https://kangchooon.tistory.com/4025

작가의 이전글 내가 나를 말한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