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휴~ 8학년이랍니다!"
<29>
- 마눌님이 나를 사랑하나 봐 -
아파트 산책길.
반환점을 막 도는데
"따르르륵!"
스마트폰 벨이 울린다.
마눌님이다.
“집에 들어올 때 목이버섯 한 팩만 사 와!”
“목이버섯? 그게 뭔데?”
“그냥 마트에서 목이버섯 달라고 하면 돼”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그냥 사가지고 오라는 마눌님의 명령이다.
잠깐 선채로 목이버섯을 검색해 봤다.
<잡채요리에 필수로 들어가는 검은 버섯>
오우! 웬일이야?
며칠 전부터 잡채타령을 했더니
그게 먹혀들어 갔나 보다.
마트로 향하는 내 발걸음이
왜 이렇게 빨라지지?
그래도 마누라가 이 삼식이가 밉지 않았나 봐.
사랑하나 봐. 아니, 좋아하나 봐. ㅋㅋㅋ
자존심마저 1도 없는 여기 백수는
실없이 웃기 시작했다.
어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