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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단이 Dec 09. 2022

직장 내 '빌런' 퇴치법

피할 수 없다면 현명하게 대처하자

직장을 다니다 보면 어쩔 수 없이 마주치게 되는 존재들이 있다. 바로 '빌런'이다.


소위 '진상족'이라고도 불리는 이들의 유형은 다양하다. 사무실에서 손톱 깎는 빌런, 시도 때도 없이 트림하는 빌런, 저녁 회식에 목숨 거는 빌런 등 무수히 많은 이들이 리를 괴롭힌다.


물론 이들을 최대한 피하는 게 최고지만, 같은 직장에 있다 보면 우리는 필연적으로 빌런들과 마주칠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오늘은 빌런들을 유형별로 나눠 어떻게 대응하면 좋을지에 대해 살펴보겠다.


# 동료 험담을 일삼는 유형


우선 이러한 유형의 빌런을 퇴치하기에 앞서 여러분이 꼭 명심해야 할 사항이 있다. 직장 내에서 동료의 험담을 '절대'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회사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좁다. 마음에 들지 않는 동료가 있더라도 속으로 삭여라. 정말 아니다 싶으면 직장 내 사람이 아닌 친구에게 털어놔라.


꼬리가 길면 밟히기 마련이다. 직장에서 한번 구설수에 오르면, 아무리 나를 좋게 봐주던 사람도 금방 등 돌리기 마련이다.


그러나 문제는 직장 상사가 나에게 누군가의 험담을 하는 경우다. 특히 이때, 업무 비난으로 시작해 인신공격으로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흔하다. 아래의 예시를 보자.


상사 : A씨처럼 일머리 없는 사람은 처음 봤어.
나 : 왜요?
상사 : 일처리 속도가 너무 느리잖아. 오전까지 끝내야 하는 일을 오후까지 붙잡고 있어.
나 : 아아, 그래요?
상사 : 그렇다니까. 거기다 저번에는 우리 부서 회식하는데, 개인 사정 있다고 오지도 않았잖아. 요즘 신입들은 왜 그런지 모르겠어.


위와 같은 상황이 닥치게 된다면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나는 오랜 고민 끝에 '의문형'이 가장 현명한 답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냥 상사의 말에 호기심이 있는 척만 해라. 그 정도의 리액션만 해도 상사는 만족하고, 자기 자리로 돌아갈 것이다.


그리고 상황이 애매하다 싶으면 표정을 활용해라. 말은 기억에 오래 남지만, 표정은 잘 잊히기 마련이다.


여기서 요점은 절대 동조하는 말을 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험담에 한번 동조하기 시작하면 당신은 상사의 '감정 쓰레기통'이 될지도 모른다.


+ 만약 상사가 카카오톡 등 메신저를 통해 험담을 한다면?


이 경우는 대면보다 조금 더 어렵다. 메신저는 일종의 '티키타카' 과정이 필요하다. 즉, 상대방이 말을 하면 나도 받아쳐 줘야 한다는 것이다. 이럴 때는 감탄사를 활용하자. '헉', '아이고' 이 정도만 답변하라는 거다.


나 역시 이런 상황을 많이 겪었는데, 아래와 같이 대답했다. 이렇게 '성의 없는' 대답을 해도 무방하다. 어차피 리액션을 잘하면 잘해줄수록 여러분만 더 힘들어진다.




# 눈치 없이 잘난척하는 유형


이 경우는 대처 방법이 꽤 쉽다. 내가 더 눈치 없는 척하면 된다. 소싯적에 내 후배가 내 앞에서 나보다 더 높은 연봉을 받고 있다고 은근슬쩍 자랑한 경우가 있었다.


나는 비정규직이고, 후배는 정규직이라 사실 나도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그런데 저렇게 대놓고 말하니 당연히 얄미울 수밖에 없다. 그래서 나는 당시 순진한 척 눈을 동그랗게 뜨고 열연을 펼쳤다. 상황은 이랬다.

후배 : 선배~ 저 이번에 연봉 계약했는데 대박이에요. 4000에 통신비까지 지원받을 것 같아요.
나 : 아 그래요? 근데 그게 많이 받는 건가요ㅇ_ㅇ? 제 친구는 개발자인데 초봉 한 6000~7000은 받던데... 회사가 역시 짜네요!

이런 식으로 하면 최소 연봉 관련 주제에 대해선 다신 나한테 말 걸지 않는다. '동료와 사이가 틀어지는 것 아니냐'는 염려가 들 수도 있지만, 저런 식으로 대응한다고 해서 절대 틀어질 리 없다.


만약 이 대처법으로 인해 관계가 틀어졌다면, 정말 미안하지만 원래부터 틀어졌을 사이던 게 분명하다.



# 시도 때도 없이 자기 이야기를 늘어놓는 유형


정말 시도 때도 없이 자기 이야기만 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부류의 특징은 업무시간에도 메신저를 통해 본인 이야기를 장황하게 늘어놓는다는 거다. "주말에는 누구랑 놀았고, 어제는 무엇을 했고, 오늘은 어떤 일이 있어서 기분이 나빴고~" 이런 이야기를 듣다 보면 우리는 급격 피로가 몰려온다. 굳이 알고 싶지 않은 사적인 이야기까지 하는 동료,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우선 업무 중에 이런 이야기를 늘어놓는다면, 여러분은 "말씀 중에 죄송한데, 제가 지금 업무가 밀려서 혹시 나중에 다시 대화해도 될까요?"라고만 해도 된다.


그러나 점심시간에도 내 이야기는 듣지도 않고 본인 이야기만 늘어놓을 경우, 우리는 한국인의 말버릇 '아니 근데'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 아래의 예시를 보자.

직장 동료 : 요즘 내가 남편이랑 같이 필라테스를 하잖아. 너무 좋아. 같이 다닌 지 한 3개월쯤 됐나? 남편이랑 같이 다니니까 더 좋은 것 같아. 또 필라테스 효능이 뭔지 알지? 체형 교정도 교정인데, 확실히 코어가 단단해지는 게 느껴지거든. 내가 옛날에는 헬스장에서 PT를 배웠는데, PT보다는 필라테스가 더 잘 맞는 것 같아. 근데 우리 팀장도 필라테스 다닐까 고민 중이라고 하더라? 그래서 나는 완전 추천한다고 다니라고 했거든? 그런데 알고 보니까 팀장도 우리 동네랑 완전 가까이 살았던 거야...(중략)

나 : 아니 근데 팀장 말 나와서 하는 말인데, 우리 업무 마감 언제 까지랬지? 거래처에 전화는 돌렸다고 했나?

관련해서 내가 재미있게 본 영상이 있다. 바로 개그맨 양세형씨가 알려준 '말 끼어들기' 스킬이다.


양세형씨도 '아니 근데', '제가 봤을 땐', '사실은' 등의 말을 해서 대화에 끼어든다고 하더라. 역시 사람 사는 게 다 똑같구나 느꼈다.


사진출처=SBS 예능프로그램 '집사부일체'

오늘은 직장 내 빌런 퇴치법에 대해 알아봤다. 물론 이보다 더한 빌런들도 많을 테고, 내가 소개한 대처법 보다 더 좋은 방법들 많을 것이다. 빌런들을 피할 수 없다면 각자의 방법으로 현명하게 대처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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