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짝 놀라 전화를 하니, 언니네 바로 윗집 스튜디오에 혼자 사는 할아버지가 자기 집에 불을 내고 창문에서 뛰어내려서 돌아가셨다고 한다.
할아버지는 작은 스튜디오에서 자식이나 친척들 없이 평생을 혼자 사셨다고 하는데, 그의 유일한 노년의 낙이 매일 룩셈부르크 공원에서 비둘기들에게 모이를 주는 것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난생처음 겪는 여러 차례의 봉쇄령 등으로 자유롭게 다닐 수 없게 되자 평소에 좋지 않았던 그의 건강이 나날이 나빠져만 갔고 결국, 할아버지는 자신의 보금자리에 스스로 불을 내고 창문에서 뛰어내리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말았다.
등이 굽은 백발노인이 평생 살았던 몽파르나스의 작은 스튜디오, 한평생 밥을 해 먹은 냄비에 스스로 불을 지피고 자신의 인생을 버려야 했던 그의 마지막 날, 프랑스는 병원에서 코로나로 인해 사망한 339라는 숫자를 발표했다. <339>라는 숫자 안에 할아버지는 없었으리라.
며칠전 프랑스에서 코로나 발생 이후 누적 사망자가 십만 명을 넘어섰다고 한다. 할아버지와 같은 죽음은 세어지지 않았을 거라 생각하니 다른 이의 추모를 받지 못하는 그가 다시 한번 생각이 나는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