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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가든 May 27.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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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1일 화요일)


결정을 해버렸어.

결국 맨처음에 내렸던 그 생각으로.

이럴 줄 알았어.

그럼 나는 두 달,

아니 이제는 한 달 정도가 남은 거구나.


한 달 후에 돌아갈 거야.


쌓여있는 자료 상자들 정리는 다 할 수 있을 테고,

그다음엔 아마도 다른 낯선 작업을 조금 더 하다가,

그렇게 다시 돌아가는 건가, 다시 집으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집으로.

물론 내가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말이야.

그래. 뭔가를 또 시작해야겠지.


벌써 다시 아무것도 없는 사람으로 돌아간 것 같아.

근데 또 우리 동네를 생각하면

집에 가고 싶기도 하네.


아니야, 아직 한 달이 남았어.


한 달 후에 돌아갈게.

뭔가 이야기할 거리를 들고,

-근데, 너는 이미 알고 있으려나? 난 이야깃거리가 있어도 잘 이야기하지 못한다는 거.

나도 재미있는 이야기꾼이 되고 싶다,라는 생각이 아직 아주 약간 남아있어, 하하.-

너에게 줄, 뭔가 작은 것도 들고 돌아갈게.


하얗게 비어있는 예쁜 노트를

너무 주고 싶어.

You Look Like You Can’t Swim - Matilda Ma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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