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폐와 선물의 중용과 중도는 토큰

화폐, 선물, 토큰 모두 돈이다

by 강하단

돈을 선물로 줄 수 있을까? 뉴스에 예전부터 잊을만 하면 나오는 모두의 머리 속에 떠 오르는 장면 말고도 세뱃돈, 용돈도 어느 정도 선물의 성격을 띠고 있다. 다만 전자는 불법이고 후자는 미덕에 속하는 차이가 있다. 그 반대의 역할은 어려운데 선물이 화폐로서의 돈 역할을 하기 힘들다. 화폐로서의 돈은 교환할 때 사용되는 매개이기 때문에 특정 물건이 정해지는 선물이 화폐의 역할을 하기는 어렵다. 수많은 경우의 수에도 불구하고 단어만 떠 올리면 돈은 좀 부정적으로 선물은 꽤 긍정적이고 아름다운 것으로 비춰진다. 하지만 정작 현실에서는 선물은 때론 부담스럽고 받아서 특별히 필요한 것이 아니기도 하고 돈은 누구나 선호한다.


돈의 성격도 일부 띠면서 정확하게 화폐는 아닌 것으로 토큰이 있다. 사회에서 토큰이란 단어가 거의 사용되지 않다가 최근 NFT를 통해서 사용되기 시작하면서 알려졌다. 토큰은 특정 물품과 항목을 명시되어 있는 그룹 또는 개인이 구매 또는 이용할 수 있는 돈이다. 물건과 이용자가 화폐와는 달리 지정된다는 특징을 갖는다. 예술작품 NFT는 해당 예술작품의 소유자가 명시되어 있는 전자토큰인 셈이다. 70년말, 80년대 초까지 사용되던 버스승차토큰(일명 회수권)도 학생만 버스를 탑승할 때 사용하는 돈이다. 현금이 화폐 돈이라면 토큰은 화폐는 아니지만 돈으로 분류할 수 있다.


화폐는 사용자와 물품이 정해져 있지 않고 교환할 때 누구나 제약없이 사용할 수 있는 돈이고, 토큰은 지정된 서비스와 물품을 특정 그룹과 개인이 이용하고 거래하는 교환이 발생하므로 역시 돈이다. 선물은 구체적인 물품이 특정인에게 전달되므로 돈은 아닌듯 보인다.


선물은 아름답게 보답되기를 은근히 바란다. 뇌물처럼 정확한 댓가를 바라지는 않지만 전달된 상대방로부터 선물에 대한 보답이 없는 경우에는 서운해 지는 것도 사실이다. 화폐는 다르다. 화폐가 지불되어 물품, 서비스가 교환되고 나면 남아 추가로 정산되어야 할 댓가, 보답이 없다. 심지어 누구와 거래했는지도 사실 알기 힘들다. 한마디로 깔끔하다. 돈은 아무리 많이 사용해도 남는 일반적으로는 흔적이 없다. 대신 선물을 많이 받았지만 상응하는 보답을 하지 않은 사람은 여간 찜찜한 것이 아니다. 부담이 쌓이고 심적 부담이 생겨 선물을 받은 상대가 직접 표현하지 않더라도 만나는 것이 불편해 진다. 선물을 받은 사람에게 역으로 복수하듯 좋지 않은 말과 행동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선물을 받은 후 부담을 내려놓기 위한 궁여지책으로 택한 방법인 경우이다. 선물받은 후 배은망덕한 보답이지만 나름의 배경이 있는 것이다.


선물로 문화, 경제가 이루어지는 공동체가 있다면 아름다운 모습일 듯 하지만 꼭 그렇지 않다. 선물이 부담을 서로에게 지우지 않는, 지우더라도 거의 미미할 수 있는 공동체 관계는 부부, 부모자식, 그리고 연인 정도일 듯 하다. 물론 예외가 있을 수 있지만 대개 그렇다. 그 정도로 선물로 공동체의 문화와 경제가 건강하게 유지되기 쉽지 않다. 화폐는 부담과 뒷끝이 없어 거대 문화와 사회 경제를 형성하는데 전혀 모자람이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심지어 글로벌경제까지 성공시켜 지금 세계에 이르렀다.


요약해 보면, 화폐는 서비스와 물품 교환 후 깔끔하지만 그 이유로 서비스와 물품 그리고 거래자를 가치롭게 보지 않을 부작용을 갖는다. 선물은 바로 갚아 버리면 정 없다고 오해받고 시간이 지나 제대로 보답하지 않으면 선물한 사람을 서운하게 만든다. 하지만 선물의 경우, 어찌되었든지 간에 서비스, 물품을 소중하게 생각할 수 있는 것은 분명하다. 이런 차원에서 본다면 선물도 돈의 성격을 띤다고도 볼 수 있겠다.


화폐와 선물의 두 극단만 있다고 믿었다. 하지만 디지털시대는 새로운 대안이 있다는 것을 명백히 보여주었다. 토큰의 존재이다. 화폐를 통한 남용과 선물이 주는 부담에서 벗어나 부담을 갖지 않으면서도 교환하는 사물의 가치를 여전히 소중하게 여길 수 있는 길을 열어준 것이다.


모든 서비스와 물건이 토큰화된다면 법 규제, 이데올로기, 권력형 정책 없는 세계 질서가 가능할 수도 있다는 가설이 생긴다. 여기서는 한가지 예만 들어보면, 지금은 전기료만 낸다면 쓰고 싶은 만큼 에너지를 이용하지만 전기가 토큰화된다면 법적 규제없이 생태적 질서에 의해 에너지 소비가 조절되는 “보이지 않는 절묘한 손”이 작동할 것이다. 탄소중립, 탄소거래, ESG같은 권력이 만든 정책적 실천과는 본질적으로 다르다. 돈의 자유와 선물의 배려을 갖는 토큰 아이디어가 선물의 구속과 돈의 권력을 해결하는 중간지점을 중용과 중도의 길에서 발견될 수 있다. 토큰화된 물품과 서비스가 거래되기 위해 디지털 화폐가 필요한데 블록체인 기반 암호화폐가 그 역할을 할 것이라 모두들 믿지만 꼭 그런 것은 아니다. 인류는 이번에도 반전을 만들어 자연의 법칙 하에서 작동하는 생태화폐를 쓸 것으로 믿는다. 화폐는 그냥 도구일 뿐이기에, 기껏 생태적 토큰화를 이루고는 자본형 화폐로 돌아가지 않고 생태망에서 생태적으로 교환할 수 있는 생태화폐를 기어코 사용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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