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영화는 훌륭하다
아들은 “제라드 버틀러”를 재난 영화 전문 배우라 했다. 영화 플레인은 제라드 버틀러로 시작해서 제라드 버틀러로 끝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보는 내내 특별한 반전 또는 쓸데없이 주인공이 죽을 일 없다는 확신을 갖고 편안하게 영화를 즐길 수 있다. 하지만 영화의 엔딩에서 이상한 감성이 올라온다. 마치 싸구려 신파극을 볼 때의 느낌이 떠오르는 깊은 슬픔 같다. 조금 생각해 보면 누구나 알 수 있다. 단 한번이라도 누군가를 이끌고 외로운 길을 걸어 본 사람은 안다. 길의 끝에서 수레에서 내린 사람들은 뿔뿔이 제 갈길 가고 수레를 끈 지쳐 너덜해진 몸으로 길 바닥에 앉아 오로지 자신만이 위로해 주는 순간을 경험한 사람이라면 그 외로움을 안다. 살짝 흐르는 눈물이 자신에게 줄 수 있는 유일한 훈장이라는 것을.
생존한 모든 승객의 캡틴이었으니 제라드 버틀러 기장은 행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