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매트릭스”4 리저렉션이 흥행 실패한 이유
지금 사는 현실은 아마 가짜일거라는 상상을 가끔 한다. 모두 만들어져 꿈꾸듯 살고 있는데 꿈에서 깨어나면 진짜 세상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상상이다. 그런데 누군가 나타나 지금 세상은 꿈이니 깨어나게 해 준다는 제안을 받는다면 당신은 받아들이겠는가?
영화 “매트릭스”는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 세계가 오히려 가상현실이라고 말한다. 지금 살면서 진짜라고 믿는 현실은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가상세계이고 실제로는 거대한 인간배양 체계에 의해 에너지가 생산되는 진짜 사회가 별도로 존재한다. 가상세계와 진짜 현실은 의식장치로 연결된다. 현실은 의식장치로 만들어진 환각의 세계라서 꿈에서 깨어나야 진짜 현실로 돌아올 수 있지만 사람들은 왠일인지 깨어나길 거부하는 것 처럼 보인다.
상상하는 세계와 환각의 세계를 구별해야 “매트릭스” 세계관을 이해할 수 있다. 대상이 가짜라는 것을 분명 “알지만” 보고 만질 수 있으니까 감각하고 행동하면 상상의 세계, 마주하는 대상이 비록 가짜지만 감각할 수 있으니까 진짜라고 믿고 행동하면 환각의 세계를 사는 것이라고 구별짓는다.
키아누 리브스가 연기한 ‘토마스’는 선택한 알약을 먹은 후 진짜라고 믿었던 현실이 모두 가짜라는 것을 알게 된다. 알기 전에는 환각의 세계였지만 알고 난 후에는 상상하는 세계가 되었다. 모든 비밀을 알고 난 후에는 의식장치로 연결되어 상상 세계로 들어가더라도 모든 것이 가짜라는 것을 분명히 알고 임무를 완수하고는 진짜 현실로 돌아온다. 상상세계 속에서는 네오가 되어 임무를 수행하고 돌아오면 토마스가 된다.
여기서 영화 “매트릭스” 세계관의 특징을 다시 짚고 넘어가야 할듯 하다. 현실세계가 거대한 의식통제 체계로 운영된 가짜라는 것을 알던 모르던 세계 속에서 만나는 모든 대상은 감각할 수 있으며 만들어진 가상인물이 쏜 총에 맞으면 가상세계속에서만 죽는 것이 아니라 진짜 세상에서도 죽는다는 사실이다. 꿈을 꾸다가 죽으면 꿈에서 깨어나면 그만이지만 “매트릭스” 세계관은 다르다 꿈 속에서 죽으면 그냥 죽는 것이다.
영화 속 한 재미있는 인물이 등장한다. 그는 어떤 이유에서인지 토마스와 마찬가지로 환각의 세계라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재산을 가진 특정 직업의 인물로 자신을 만들어 달라고 한다. 즉, 특정 환각을 주문하는 것이다.
영화는 지구라는 별의 세계 모든 사람의 삶은 “매트릭스”라고 말한다. 영화 매트릭스와 지구의 현실이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매트릭스” 세계관에 따르면 지구인은 두가지 종류인데, 삶이 모두 환각의 세계라는 것을 알지만 모른채 하고 살아가는 사람과 환각하는 세계에서 벗어나려 안간힘을 쓰면서 사는 사람으로 나뉜다.
“지금 세상은 꿈이니 깨어나게 해 준다는 제안을 받는다면 당신은 받아들이겠는가?”라는 앞의 질문에 두가지 지구인 분류 중 첫번째 사람은 깨어나고 싶지 않다고, 두번째 사람은 깨어나고 싶다고 답한다.
지구인은 돈 매트릭스, 정치 매트릭스, 이데올로기 매트릭스, 인간관계 매트릭스 속 세계를 살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지구인은 태어날 때부터 매트릭스에 연결되지는 않는다. 우리 모두에게 매트릭스 없는 어린 시절이 있었다. 부모가, 학교가 매트릭스를 하나씩 연결해 주었다. 이것으로 뭐든지 할 수 있다고 하면서 꽂아 주었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그것이 무엇인지 우리 모두는 알면서도 바로 뽑지 못했다. 기회가 있었지만 그냥 받아들이고 사는 것을 선택했다. 매트릭스를 멈출 수 없는 것인지 멈출 수 있지만 멈추고 싶지 않은 것인지 지구인은 그냥 모른척 할 뿐이다.
매트릭스 1편은 흥행에 대성공했지만 지구 삶의 모든 진실이 비로소 밝혀지는 매트릭스 4편은 흥행에 참패한 것만 보아도 지구인의 선택은 분명하다. 그냥 꽂고 살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