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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하단 Apr 21. 2023

[부산시립미술관] 예술이 과학과 철학에 가르치듯..

젊은 예술가의 슬픈 나의 젊은 날

"예술이 과학과 철학에 한 수 가르치듯 던진다"

젊은 예술가의 슬픈 나의 젊은 날, 부산시립미술관


예술가, 이 사람들 뭐야? 하는 놀라움과 젊음이란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아름다움이라는 정의를 확인하는 전시회다. 1. 가속, 2. 에너지 흐름, 3. 인상으로 전시는 구성된다.


1. 가속: 굉음을 내며 질주하는 속도는 다름아닌 도시인을 옥죄는 중력이란 거대한 자본 권력임음을 깨달아 눈 떠는 순간 어딘지도 모르는 허공 속을 허우적 거리는 자신을 발견한다. 이는 아인슈타인의 특수상대성이론과 일반상대성이론의 중간쯤 위치한 예술가 자신의 고뇌이다. 동굴 속 중력을 벗어나려면 니체의 짜라투스트라라도 와야 해결될 듯 하다. 2. 에너지 흐름: 짜라투스트라의 도움으로 중력을 겨우 벗어난 영혼은 자신이 정한 시간을 기어코 돌려 짧은 순간이란 한 사건을 만든다. 순간 속에서 만난 나의 영혼에게 남은건 평생 만지고 안고 걸어간 그 길 밖에 없다. 우연의 사건, 해체된 파편 뿐이다. 3. 인상: 파편이 되어서야 중력이란 거대한 욕망에서 벗어나 시간을 기어코 물질로 만든, 불려진 물이라는 몸을 받아 바닥으로 떨어지기로 결심한다. 천정 위 오르피스 구멍에서 10분쯤 되는 간격으로 물방울이 바닥에 놓인 뜨겁게 달궈진 철판위로 떨어진다. 피어오른 에너지의 몸은 이미지의 한계 제한 속도를 넘어 시공을 간단하게 초월한다. 일반상대성 이론이다. 죽음이란 필연이다. 1. 가속, 2. 에너지흐름, 3. 인상: 필연을 가장한 우연은 생명이란 이름의 수증기로 피어오르고 인상이란 시간을 받아 필연의 암흑 속으로 사라진다. 필연의 끝에서 죽음과 탄생을 절묘하게 교차시킨 사건에 굳이 자발적으로 구속됨으로써 비로소 권력의 욕망에서 벗어난 자신의 존재를 노래할 수 있었다. 짧지만(1. 가속) 강한(2. 에너지흐름) 경험(3. 인상)을 선사한 전시이다.


2023년 3월 10일 - 8월 6일: 부산시립미술관, 김덕희/오민욱/조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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