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은 씻지만 폐를 씻지는 않는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 30미터 떨어진 담배연기 냄새 맡다
길을 걷다 훅 하고 들이 쉰 담배연기에 주위를 둘러보면 길모퉁이, 가로수 뒤에서 흡연자를 발견한다. 심지어 이 정도 떨어진 거리까지 맡을 정도인가 의아할 정도인 경우도 있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는 “월든”이란 책에서 호숫가 숲 속 30미터 떨어진 거리에서도 담배냄새를 맡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담배연기는 냄새가 있기에 확인할 수 있지만 호흡하는 공기는 보이지도 않고 냄새도 나지 않는다. 담배의 경험으로 미루어 보건대 30미터 정도 반경의 범위 내 있는 사람과 우린 공기를 나누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주위 사람이 몸 속 깊숙이 들이쉰 공기를 우린 아무런 저항없이 함께 호흡하고 있는 것이다.
호흡 통해 확인한 사랑!
매번 손은 씻지만 폐를 씻지는 않는다
마스크를 쓰고 있어도 숨은 쉰다. 작지만 여전히 입자인 코로나 바이러스는 마스크로 걸러 낼 수 있지만 공기는 마스크를 통과해 폐 속으로 들이쉬어야 살 수 있다. 아무리 위생에 철저한 사람도 숨쉬기 위해 자기 만의 공기를 따로 마련해 호흡하지는 않는다. 결백증에 가까운 사람도 하루 종일 손 씻고 손 소독하고 다닐 지언정 코로 들어오는 공기를 소독하지는 않는다. 남이 마시던 컵을 바로 사용하는 것은 기겁하지만 바로 옆 타인이 들어쉬고 내뱉은 공기는 그냥 숨쉰다. 폐로 들어온 공기는 온 몸을 도는 피속으로 스며듦에도 불구하고 타인이 숨쉰 공기를 더러워 하지 않는다. 인간은 타인을 경계하듯 때론 싫어하기도 하지만 실은 서로 좋아하고 있었다는 틀림없는 증거다.
그래서 닮아가는구나!
부부는 닮는다. 평생 함께 살면서 서로를 바라보고 밥도 함께 먹으니 닮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더 큰 이유가 하나 있다. 한 집, 한 방을 함께 쓰면서 평생 호흡하는 공기를 나누기 때문이다. 내 공기, 너 공기가 따로 없으니 영혼이 닮을 수밖에 없다. 그렇게 보니, 한 가족, 한 마을, 한 도시, 한 국가도 호흡공동체였다. 또 있다. 여의도 지붕 둥그런 건물 안 사람들이 닮는 것도 그래서 였던 것이다. 아참, 그건 근묵자흑인가?!
덧 글: 전치형, 김성은, 김희원, 강미량의 “호흡공동체” 책도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