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도시 이야기
도시는 기억(8) 공중도시 이야기
도시는 도시민이 역할을 연기하는 무대라는 이해와 도시환경은 역할의 물질과 작동하는 상황과 조건이라는 깨달음 속에서 이번 전시의 주제인 “공중도시”를 얘기해 본다.
두가지 다른 공중도시: 공중도시는 땅과 이별한다. 바다 위 해상도시이든 영화 아바타의 공중부양 도시이든, 삶이란 무대의 기초를 땅에 두지 않는 도시를 우선 생각해 볼 수 있다. 먼저 무대를 굳이 공중부양하듯 땅에서 띄워 만들어 내고자 하는 도시의 역할 목적은 무엇일까 질문해야 한다. 해상도시, 네옴시티의 더라인 등 땅에서 부양해서 얻고자 하는 목적은 무엇일까? 삶에 필요한 모든 것은 여전히 땅에서 가져온다면 도시 삶의 공간은 청정하게 유지하고는 필요한 모든 것은 도시밖 땅으로부터 가져오고 이용한 후에는 밖으로 버리는 물질의 외주화일 뿐이지 않은가. 앞에서 다루었던 도시와 도시환경을 구획짓는 진하고 뚜렷한 경계선이 이번에는 공중부양을 통해 땅을 도시에서 물리적으로 분리하는 방식으로 그어지게 된다. 도시 삶의 물질이 공급되는 통로 파이프라인은 여전히 공중도시에 연결되어 있는데 재앙이 언제든 올 수 있다. 공중도시의 혈액을 공급하는 파이프라인이 잘려 버리면 공중도시는 아사하게 되는 것이다. 두번째, 첫번째 공중도시와는 전혀 다른 정의가 있다. 본 글을 통해 계속 얘기해온 맥락의 연장선에서 가능하다. 공중, 즉 공기 중에 무대를 만든다는 뜻으로 공중도시를 해석하는 것이다. 인터넷 데이터를 대기 중 구름처럼 보관한다는 뜻에서 클라우드라고 하듯이 도시민의 역할 무대를 공중에 두는 것이다. 시민의 역할 무대가 일상의 작고 작은 무대이고 무엇보다 상상하는 순간 역할을 연기할 수 있는 무대가 구름처럼 나타나기에 이름 붙여졌다. 공중도시는 상상한 모든 자신의 역할이 무대와 함께 구름처럼 나타나고 역할을 끝내면 다시 구름처럼 사라지는 무한대의 무대가 도시인에게 제공될 수 있는 도시로 정의된다. 공중도시의 구름은 뜬 구름이 아니라 상상하면 현실이 되는 증강현실 감각가능 역할무대를 의미한다. 물과 전기를 매개로 하는 예를 통해 이미 가능성을 상상했었다.
공중도시는 도시표준화를 거부한다: 도시는 역할을 제공한다. 무대 위 배역이 정확하게 짜여진 시나리오대로 연기하는 것이라면, 이는 개성있는 역할이 아니라 조정되는 연기라고 할 수 있다. 이와 다른 연기는, 연출자의 지시대로 연기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해석하는 것인데, 나아가 자신의 판단으로 무대를 빛낼 수 있다고 믿는 역할을 할 때 그 무대는 그 다음 무대로 이어지는 동력을 확보한다. 모든 연기자들이 연출자의 의도와 지시대로 연기하면 비록 성공하더라도 연출자가 떠나 다른 연출자로 바뀌면 무대의 힘은 언제든 사라질 수 있다. 하지만 큰 무대의 방향은 있지만 연기자가 해석한 역할로 자신의 연기를 펼칠 때 무대의 힘이 생긴다. 앞의 표현을 빌리면 무대의 근육이 생기는 것이다. 도시는 그렇게 무대 위 기회를 제공하고 도시민의 역할로 수없이 다양한 무대가 구성될 때 도시는 재탄생할 수 있다. 이를 “한 공간 무한대 장소” 또는 “한 도시세상 속 무한대 도시세계”이라 개념화해 본다. 정부의 정책이 강력하여 엄청난 예산이 투입된 도시 속 삶은 화려하지만 한 공간 속 하나의 장소, 한 도시 속 하나의 도시삶 만을 제공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표준화 도시의 무대와 역할 기회를 다양화하는 길은 도시 속에서 일상을 지내는 시민, 주민, 기업인, 연구자, 학생이 자신의 역할 배역을 스스로 찾게 하는 것이다. 역할의 결과가 곧 바로 도시 자체가 된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도시의 환경을 이루는 물질 자체가 표준화되면 도움이 될 수도 있지만 도시가 활동하는 목적과 도시민에게 표준화가 적용되어서는 곤란하다. 도시가 생성하는 가치에 표준화가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배우의 목소리 톤, 움직임, 표정까지 지정하는 표준화 연극이 잠시 호응을 얻을 수 있으나 관심이 어이지긴 어려운 이치와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