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 속 질서의 형성 신호
“언어가 행동한다!”, 인간 의식이 없어도 인공지능으로 언어가 반응하기 시작했다
인간은 언어를 통해 생물학적으로 프로그램되어 있다. 노암 촘스키의 말이다. 이러니 언어는 곧 의식이 된다. 영혼이 의식해서 언어를 통해 상대방에게, 때로는 자기 자신에게 의미를 전달하는 대화와 소통을 한다.
그런데 디지털 인공지능 시대가 되어 의식을 거치지 않고 언어가 직접 반응하는 능력을 갖게 되었다. 언어가 조건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다.
그런데 한가지 의문이 생긴다. 언어는 타인에게 전하고픈 것이 있어 전달 도구로 사용하던 것인데 그런 도구가 직접 작업을 하고 있다는 것은 또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인가? 하루 종일 너무 많은 말을 쏟아내어 마치 머리와 가슴이 텅빈 경험을 한 사람 같은 느낌이다. 왠지 멍 하면서 아니 이렇게 까지 하는 생각이 든다. 애니메이션 영화에서나 나오듯 말을 하도 많이 하는 캐릭터가 말을 멈췄는데도 불구하고 입은 계속 말을 하는 장면 같다.
그 입을 다물게 해야할지 아니면 아예 의식없이 말하는 그 입도 하나의 존재로 보고 함께 살아야 할지 결정해야 하는 순간이 온 것이다. 그런데 판단과 결정이 뻔한 줄로만 알았는데 인간인 우리도 어차피 프로그램되어 있는 존재 아닌가요 라고 하는 촘스키의 말이 자꾸 신경쓰인다. 프로그램 도구인 언어가 인간의식에서 해방되어, 즉, 생명을 얻어 살아나 말하는 세상이 특별히 이상할 것도 없으니 말이다.
혼돈이다. 하지만 혼돈은 세상 질서의 탄생을 예고하니 그 또한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될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