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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하단 Jul 18. 2024

부모님 전화가 당황스러운 이유?

밥은 먹었니?

부모님 전화가 당황스러운 이유?


디지털 시대를 사는 우리는 24시간 연결되어 있는 것이나 진배없다. 가족과 친구, 동료의 삶이 언제든 화면만 열면 알 수 있다. 궁금한 것이 있어 전화로 연결할 필요가 없다. 지금의 통신은 분명한 오직 하나의 목적을 갖는다. “나 지금 여기 있다”는 생존 신호를 보내는, 마치 포화가 쏟아지는 전쟁터 참호 속에서 자신의 존재를 알리는 통신병의 모습을 디지털 시대 스마트폰 사회로 옮겨 놓은 것이다. 차이가 있다면 통신 두절 같은 기술상의 문제는 전혀 없고 모든 개인이 참호 속에서 위급하다는 신호 대신 자신의 모습이 이렇다고 외치는 차이 뿐이다. 생명이 위급하다는 통신병의 무전기는 이제 자신의 모습을 알아봐 달라는 호소로 바뀌었다. 그러니 어떻게 지내냐고 밥은 먹었냐고 묻는 부모의 전화가 성가신 것이다. 이미 모든 삶을 보여줬고 어떻게 먹는지 세상에 알렸는데 여전히 생뚱맞게 묻는 부모의 전화에 뭐라 답해야할 지 당황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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