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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하단 Jul 19. 2024

기후재앙의 시간은 거꾸로 흐른다

"최종원인"이라는 개념

과거 화석연료를 무분별하게 이용한 결과 지금의 기후재앙이 왔다 라고 해석하는 대신 지금의 여러 다양한 에너지 옵션을 비교하면서 제대로 연구하는 결과로 과거 화석연료를 사용해 산업혁명을 이룰 수 있었다 라고 다르게 해석해 본다. 지금 겪고 있는 기후재앙에 초점을 맞추어 과거 일어난 일을 후회하기 보다는 지금 특정한 사건을 강조함으로써 과거의 일들에 대한 합리적 원인을 지금의 현실에서 찾는 방식인 것이다. 과거의 일을 결과로 지금의 상황을 원인으로 삼는 방식인데 “최종원인”이라고 한다. 다른 예를 들어보면, 잘못된 곳에 투자해서 사업이 실패한 사람이 있으면 지금 실패한 결과 과거 특정한 곳에 투자해서 사업의 꿈을 꿀 수 있었다는 식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기왕 일어난 일을 어떻게 하겠냐고 생각하는 방식이기도 하지만 물리적 시간 만이 우주의 법칙은 아닐 수 도 있다는 가능성을 진심으로 믿는 것이기도 하다. 실패하고 잘못된 일인 경우만 있는 것이 아니다. 특정 분야에 투자해서 성공한 사업가의 경우에는 최종원인 개념으로 설명하기 훨씬 쉽다. 지금 성공했기 때문에, 그 성공한 결과 과거 특정 분야에 투자할 수 있었다 식으로 말이다. 물리적 시간 축에 기대지 않으면 얼마든지 사건의 유연한 배열이 가능해 진다. 가장 후회하기 쉬운 분야인 정치로 가보자. 특정 정치인을 과거 투표에서 표를 주어 선출했는데 지금 그 정치인이 잘못된 정치를 한다고 가정해 보자. 지금 잘못된 정치로 드러난 현재의 상황을 통해 현실을 직시할 수 있기 때문에 과거 선거에서 지금의 진실을 밝혀내 준 정치인에게 표를 준 것이라고 해석한다. 말 장난 아니냐고 비판받을 수도 있지만, 과거 잘못된 선택을 후회하면 뭐가 달라지는가? 잘못 선택한 자신을 책망하면서도 늘 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있지 않는가. 과거를 후회하는 것으로 미래가 바뀌지 않는다면 오히려 지금 현재의 순간에서 원인을 찾는 새로운 방법을 사용한다고 손해 볼 것 없지 않겠는가.


최종원인이 교육에도 응용될 수 있는 배경은 간단명료하고 거의 확실하다. 왜냐하면 교육의 동력을 과거 원인찾기에서 찾지 않고 바로 지금의 현실에서 찾아야 한다는거다. 상황을 모두 해석해 내는 시도가 교육에서 이루어지고 상황해석이 학생과 함께 이루어질 때, 바로 그런 순간에만 과거의 지식이 비로소 생명력을 얻게 되는 것은 너무나 자명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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