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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하단 Jul 29. 2024

우연은 과학이 아니다?

상호의존 관계도 실은 과학이다

우연은 과학이 아니다?


우연은 어떤 일이 언제 어떻게 어떤 연유로 다시 발생할지 정확하게 예측하지 못하는 특징을 가진다. 하지만 우연은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  대개 “그것은 우연이다"라고 말하는 것은 과학도 아니고 과학적이지도 못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일이 발생하는 원인을 파악하지 못해 예측하지 못할 뿐이다. 이를 두고 과학적이지 않다고 하는 것은 과학의 인과법칙만을 고려한 것이다. 하지만 확률을 가진 우연인 컨틴전시 개념까지 고려해야 한다. 정해진 조건으로 특정 상황 속에서 진행되는 실험실 연구를 통해 이를 살펴보면, 반응에 영향을 미치는 조건들을 줄여 확정하면 예상하는 결과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변수 조건을 대폭 줄이면 발생 확률은 크게 증가한다. 100%를 보장하면서 일어나지는 않더라도 발생 확률이 높아지면서 신뢰구간내 발생한다고 확인할 수 있다. 반드시 일어나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우연은 아니고 필연에 가까운 컨딘전시로 해석한다. 설사 발생확률이 낮다고 하더라도 낮은 확률을 신뢰구간내에서 예측할 수 있다면 우린 과학이라는 이름을 마다하지 않는다.


관계의 개념을 인과법칙과 컨틴전시로 이해해 보았다. 둘 다 과학이라고 하는데 큰 의심을 갖지 않는다.


관계에는 이 두가지 외에 한가지 개념이 더 있다. 모든 존재는 연결되어 있다는 개념인데 상호의존, 상호연계, 작용-반작용 또는 생태관계 등으로 표현된다. 그런데 상호의존 관계는 앞의 두가지 관계개념, 즉, 인과법칙과 컨틴전시 개념과는 달리 귀결되는 결과를 하나로 확인하기 어렵다는 특징을 갖는다. 결과를 하나로 귀결할 수 있는 대신 보는 각도에 따라서 여러 모습을 띄게 되기 때문이다. 현상의 결과가 아니라 모습을 띠는 식이다. 그럼 상호의존 관계는 과학이라고 말할 수 있는가? 인과법칙과 컨틴전시 관계개념은 과학이라고 분류하는데 쉽게 동의하지만 상호의존 관계를 과학이라고 하는데는 동의하기 어려워 하는 사람도 많다. 물론 과학이라고 보고 싶어 하는 사람도 있다. 과학을 정의하는 방법이 다르기 때문이다. 과학이라고 보기 힘들다고 믿는 사람은 과학을 하나의 체계를 지배하는 법칙을 믿는 사람들이다. 시소를 타는 두 사람이 있다면 시소의 한쪽이 올라가면 다른 쪽은 반드시 내려가야 한다. 관계하는 점들이 늘어나 변수가 증가하더라도 각 변수가 결과를 만들어 내는 법칙은 분명해야 한다고 믿는다. 변수가 있으면 결과를 어떻게든 예측할 수 있어야 과학이라고 믿는다.


이와 다르게 상호의존 관계도 과학이라고 믿는 사람은 관계하는 점들이 늘어나 변수가 증가하면 변수들을 사용해 결과를 예측할 수는 없다고 하더라도 모든 점들은 어떤 식으로든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는 믿음을 가진다. 확인할 수는 없지만 어떤 식으로든 연결되어 있으니 시시각각으로 모습이 변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모습도 제각각인데 한 순간을 택하더라도 보는 사람에 따라 다른 모습을 본다는 것도 알고 있다. 변화무상하고 관찰자에 따라 바뀔 수밖에 없다.


일정치 않은 이 모든 모습을 띰에도 불구하고 한가지 변치 않는 것이 있으니 모든 점, 즉, 모든 존재는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대표적인 예가 생태와 사회이다. 심지어 인간관계도 이런 범주에 속한다. 그래서 생태과학, 사회과학, 인문과학이라고 부른다. 이와 다르게 앞의 과학은 자연과학이라고 불러야 하는데 인과법칙, 컨틴전시 관계 뿐만 아니라 상호의존 관계를 하나의 과학으로 이해하는 사람은 과학을 자연과학과 사회과학, 인문과학으로 분류하는 것 자체를 꺼려 할 수밖에 없다.


변수가 복잡해 법칙을 찾아내지 못했다고 과학으로 보지 않는 것은 이성적인 접근이 아니라고 믿기 때문이다. 그저 합리적인 방법일 수는 있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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