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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하단 Jul 30. 2024

실험실 과학의 위력과 프레임

프레임은 유용하지만 폭력으로 가기 쉽다

실험실 과학의 위력과 프레임


만약 과학계에 직간접적으로 종사하는 분이 아니라면 과학을 실험실 과학과 분리하지 않을듯 하다. 왜냐하면 일반인이 알고 있는 과학은 거의 다 실험실 과학이기 때문이다. 이 말은 실험실 과학이 아니면 과학이 아닌 것이 되어버리기도 한다는 뜻이다. 조금 까칠하게 얘기하면 실험실 과학을 등에 업고는 일상에서 할 수 있는 과학 행위 모두를 비과학적으로 분류해 버린다. 비과학적이라는 굴레를, 특히 전문가의 입을 통해 듣게 되면 반박하기 어렵다. 과학이 언제부터 그런 식으로 폭력의 논리 프레임을 활용해 울타리를 높였는지 의아해 진다. 의도치 않았다고 하더라 과학자가 일반인을 상대로 언제든 행해질 수 있는 프레임이므로 조심해야 한다. 그럼 실험실 과학은 어떤 특징을 가지는가? 한마디로 제한된 조건을 이용하는 과학연구라고 할 수 있다. 코로나 팬데믹 시기 만들어진 백신 예를 들면 mRNA 유전자 백신이 사람이 아닌 동물 실험으로 연구 개발되었고 이후 사람을 대상으로 임상실험이 진행되었다. 하지만 노약자, 아동, 근저 질환 보유자를 포함한 모든 일반인을 대상으로 안전하다는 필요하고도 충분한 실험을 시급성을 고려하여 진행하지는 않았다고 알려져 있다. 앞에서 컨딘전시 개념을 얘기할 때 설명한대로 부작용이 발생할 확률이 낮다고 판단한 후 허가한 미국의 FDA가 인정할만한 수준까지 안전성 확인 실험이 진행되었을 것이다. 이런 배경에서 일반인은 미국의 FDA가 승인하고 한국 정부가 또 안전하다고 하니 접종 받은 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100% 안전은 절대 아닌 것이다. 실험실에서 특정 조건에서 선택된 임상 실험 대상자에게, 그것도 100%가 아니지만 전문가들이 높다고 판단할 수 있는 안전성 하에서 연구된 결과를 FDA와 한국 정부는 승인한 것이다. 일반인은 미국 FDA와 한국 정부 그리고 TV에 나와 안전을 강조한 유전자 백신 과학기술 전문가들의 말을 믿은 것이다. 이것이 실험실 과학의 대표적인 모습이다. 용어도 생소하고 지식은 복잡해 이해하기 거의 불가능하고 사용된 조건을 자세하게 설명해 주지 않으며 부작용이 일어날 확률 또한 신뢰수준이라고만 할 뿐 신뢰수준 결정의 근거가 무엇이고 영향은 어떨지 또한 자세하게 설명하지 않는다. 한마디로 실험실 과학은 별천지 과학이라고 할 수 있다. 일상을 사는 우리의 세상에는 별천지가 하나 따로 있는 꼴이다. 이렇게 생각한다고 맹목적 백신 반대주의자가가 되는 것은 물론 아니다. 하지만 실험실 과학이라는 별천지를 두고 사는 세계라는 인식은 분명 필요하다는 말을 하는 것이다. 여기서 유전자 백신을 만드는 모든 기술도 지식이지만 백신의 안전성과 부작용을 판단하는 일반인의 사고 과정도 지식임을 강조하고 싶다. 국가기관과 유명 교수가 보장하니 유전자 백신이 안전하다고 믿는 것은 과학이 될 수 없다. 과학적 판단을 할 수 있는 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국가, 과학자, 전문가 모두 노력해야 하지만 자신들이 갖고 있는 전문 지식을 일반인이 이해하지 못한다고 해서 비과학적 사고를 하는 사람으로 치부해 버려서는 곤란하다. 그런 사회는 결코 과학적으로 성숙해 지기 불가능하다. 실험실 과학의 용어가 어렵고 복잡해 일반인에게 이해시키기 어렵다면 이해가능한 매개를 개발해 내어서라도 알리는 노력을 하는 것이 과학자의 책무이다. 모르면 믿어라 식으로 과학 지식을 잘 못 휘두르면 그 굴레가 결국 사회 전체와 과학자 자신에게도 해가 됨을 과학 역사를 통해 여러 차례 확인되어 왔다. 염소, DDT, 석면 자재, 계속해서 밝혀지고 있는 산업 환경물질과 폐기물 등이 대표적인 예이다. 과학과 일상의 분리는 이런 문제를 지금도 앞으로도 계속 만들어 낼 것이다.


실험실 과학은 이렇듯 과학과 일상의 분리만 만들어 내는가? 그렇지 않다. 실험실을 통해서만 세상으로 나올 수 있는 지식도 있다. 수십가지 이상의 변수가 있지만 실험실에서 다른 변수는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한정하고 연구해 결과를 얻은 후 하나씩 작동하는 변수를 늘려가면서 결국은 세상 속 배경에서도 원하는 기술이 만들어 질 수 있다. 실험실 과학 지식이 일반 지식이 되는 경우다. 원자력 발전용 원자로 실험도 그런 식으로 진행되었을 것이고 차세대 원자력 기술이라고 믿는 소형원전기술도 현재 실험실 수준에서 여러 조건을 한정하고 변수를 하나씩 늘려가면서 연구하고 있다. 핵융합기술도 마찬가지다. 획기적인 암 치료제, 치매 치료제 등도 실험실 조건 또는 변수를 변화시켜 가면서 결과를 시뮬레이션 하는 가상실험실 공간에서 개발되고 있을 것이다. 이런 첨단 시설을 갖춘 실험실만 과학연구를 하는 것은 아니다. 일상 속에서도 우리가 의식하지 않지만 실험실 과학의 방식으로 연구하는 것도 많다. 예를 들어 보면 폭염 수준의 더위가 닥쳐서 잠을 이루지 못할 때 에어컨을 켜는 간단한 해결을 해 버리는 대신 제습기를 활용하고 창문을 열고 닫는 방식을 커튼과 조합해 최적의 방과 거실 환경을 만드는 노력도 일종의 실험이라고 할 수 있다. 참외와 수박을 먹은 후 더위를 견디는 몸의 상태를 확인하는 것도 일종의 연구이다. 기후변화 재앙을 극복하는 개인의 여러 다른 노력도 실은 실험실 연구이다. 어떤 사람은 대중교통을 타는 노력으로, 어떤 사람은 비행기를 이용한 해외여행을 하지 않는 고집스런 실천을 통해 전지구적 실험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과학의 정의와 범위는 넓히고 실험실 과학과 일상 사이의 문턱은 낮추고 간극을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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