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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플 공동체

군더더기 없는 것을 Simple이라 한다

by 강하단

새벽에 한 공동체 마을에 눈이 내렸다. 산중턱에 있는 마을이라 눈을 쓸지 않으면 아침에 출근하기 어렵게 된다.


몇몇 주민이 나와 허리 한번 제대로 펴지 못하고 시간을 맞추려 눈을 쓴다. 컨디션이 좋지 않아 또는 연로해서 쓸지 못한 다른 주민은 고맙고 또 미안하다.


눈을 쓴 목적과 눈을 쓸지 못해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의 모습이 다르지 않을 때 우린 공동체임을 확인하게 된다. 그 순간 만큼은 영혼이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눈이 가져다준 순간이었다.


그러고 보니 공동체는 엄청났다. 군더더기 하나 없이 자신 속에 영혼이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해 주니 말이다.


이제 하늘에서 악취나는 쓰레기가 내렸다. 우린 또 어떤 공동체를 형성할 수 있을까 걱정 섞인 기대를 갖는다. 이번에도 분명 우리의 영혼은 어김없이 우릴 지켜줄 것을 믿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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