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의 연휴가 끝나갈 즈음,
아내에게 고열이 찾아왔다.
추위에 유독 약한 편인데,
나는 반대로 더위에 극도로 예민한 체질이라
전날 창문을 열고 잔 게 화근이었던 것 같다.
결혼 후 첫 명절이라
여기저기 다니면서 긴장했던 게
한 번에 확 풀린 것도 있지 않을까.
‘내가 그런 것처럼 아내도 그랬겠지’라는 생각이
갑자기 들었다.
밥을 먹이고 약을 챙기다가 하루가 갔다.
나는 괜찮지만, 긴 연휴의 마지막 날을
침대에서 보낸 아내는 내리 아쉬운 눈빛이었다.
그래도 며칠 뒤 앞둔 여행 때 아프지 않게
미리 푹 쉬었다고 생각하면 감사할 일 아닐까.
휴일을 재밌게 보내는 것도 좋지만
‘어떻게’ 보내는 지도 중요한 것 같다.
이전에는 혼자 이것저것 잘하는 성향이었는데,
아내가 없으니 ‘뭘 해야 될지’ 찾는 내 모습이
조금 걱정되기도 하고, 웃기기도 하고.
아내의 퇴근길에 마중을 나갔다.
저녁 늦게 끝나는 날 데리러 가곤 하는데,
오늘은 유독 그 길이 짧게 느껴지더라.
명절날 부모님 말씀처럼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지내는 게 큰 복 아닐까.
건강하게 잘 지내자 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