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세상엿보기4.

환경과 지속가능성을 중요시하는 역설의 마케팅

by 강화석

파타고니아Patagonia의 “이 재킷을 사지 마세요.”


“Don’t buy this jacket”이라는 헤드라인의 「파타고니아(Patagonia)」광고는 모순적인 메시지를 던지고 있지만, 역설적으로 “파타고니아”를 매우 친환경적인 브랜드로서 사회공익 이미지를 강하게 인식시키는 효과를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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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타고니아의 '이 재킷을 사지 마세요' 광고 이미지 [사진=파타고니아]


기업은 광고를 통해 기업목적의 일부이면서 대표적 활동인 이익창출을 위한 판매활성화를 꾀하고자 하는데, 아무리 「파타고니아(Patagonia)」가 환경을 중요시하는 브랜드로 알려져 있다고 해도, 모순적으로 광고에서 ‘자사 제품을 구입하지 말라’고 한다면, 그런데 환경에 피해를 주기 때문이라는 이유를 댄다면 이런 모순적인 커뮤니케이션 활동에 대해 소비자들은 매우 의아해 했을 법하다.

파타고니아는 2011년 11월, <뉴욕타임즈>에 이 광고를 게재하였다. “환경을 보호하기 위하여 소비를 줄여야 한다.”는 메시지가 담긴 광고였다. 대대적인 판촉세일기간인 “Black Friday”에 실시한 이 광고에 많은 소비자들은 의문을 갖거나 광고의 숨은 의도를 의심하기도 하였을 것이다. 반대로 2016년의 “Black Friday”때에는 “옷을 사라”는 광고를 실시하였고, 당일 매출의 100%를 환경단체에 기부하겠다고 하였다. 그날 120억 원의 매출이 발생하였다. 이러한 역발상의 광고는 오히려 매출의 증가를 가져왔고, 더불어 오늘날 미국에서 가장 평판 좋은 브랜드로 선정되는 결과를 가져오기도 했다.

아웃도어 의류회사 「파타고니아(Patagonia)」는 산악인이었던 “이본 쉬나드(Yvon Chouinard)”가 1957년 설립한 등산장비회사 ‘쉬나드 이큅먼트(Chouinard Equipment)’ 로부터 출발했으며, 지금은 클라이밍, 서핑, 트레일 러닝, 산악자전거, 스키-스노보드, 플라이낚시 관련 장비제품과 아웃도어 의류를 제조하여 전 세계를 대상으로 판매하는 기업으로 성장하였고, “튼튼하고 오래 입는 옷을 만들어 버려지는 옷을 최소화 하자”라는 기업철학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본 쉬나드”는 창업 초기엔 암벽 등반용 ‘강철피톤(바위틈새에 박아 넣는 확보물)’을 제작 판매하였는데, 뛰어난 품질 덕분에 이 분야의 시장점유율 1위 회사가 되기도 하였으나, 강철피톤이 암벽을 훼손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주력 상품이던 강철피톤을 포기하고 암벽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안전한 등반을 할 수 있는 ‘알루미늄 초크’를 새롭게 개발하면서부터 환경경영에 눈을 뜨게 되었다. 1973년에 등반과 아웃도어라이프에 적합한 기능성 의류의 필요성을 느끼고 아웃도어(OUT DOOR) 의류회사 「파타고니아」를 설립하였으며, 기능성과 품질의 우수성을 인정받으며 급속한 성장을 이루었다. 「파타고니아」는 환경을 생각하여 유기농 면화를 100% 사용하거나 패트병으로 재생한 섬유로 제품을 생산하는 등, 친환경 원자재 사용과 화석연료사용이나 탄소배출을 최소화하는 물류운송 방식을 운용하고 있다. 또한 다른 아웃도어 의류브랜드들이 매스미디어를 활용한 상업광고나 판촉프로모션에 집중하는 것에 반해, 마케팅과 광고에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관점을 결합한 환경보호 캠페인 등을 통해 소비자에게 환경보호의 가치를 알리는 일에 집중하고 있다.

그동안 광고비의 대부분을 제품판매를 위한 상업광고가 아닌 수많은 환경보호 공익캠페인에 사용하였는데, 특히 “자사 재킷을 사지말라”는 캠페인 광고는 대중들의 주목을 받은 마케팅활동이라 할 수 있다. 이 “자사의 재킷을 사지말라(Don’t buy this jacket)”는 광고는 파타고니아의 공동자원활용(Common Threads Initiative) 캠페인의 일환으로서 고객이 매장에 가서 헌 옷을 기부하면 그 옷을 재활용하여 새로운 옷이나 용품, 소재로 만드는 마케팅 프로그램의 일종이었다.

파타고니아는 1985년부터 이익의 10%를 환경관련 사업에 기부하기로 결정하였다. 쉬나드 회장은 ‘우리 모두가 자연의 일부이며, 파타고니아의 환경기부금은 지구자원을 사용하는 것에 대한 세금’이라며 기부 이유를 밝혔으며, 이후에는 연 매출의 1% 또는 이익의 10% 중에서 더 큰 금액을 기부한다는 정책으로 전환하였다. 나아가 자신과 뜻을 같이하는 기업들을 설득하여 매출의 1%를 환경단체에 기부하는 공익재단 <지구를 위한 1% 재단>을 창립하기도 하였고, 2016년 말 기준 1,200개의 회원사가 참여하여 3,300개 이상의 환경관련 단체에 기부금을 제공하고 있다.

파타고니아는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환경보호에 적극적인 기업으로의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데, 지난 2023년에는 창업자 이본 쉬나드의 회사소유권(회사지분 100%, 30억달러, 4조1800억원)을 기후변화대응과 환경보호에 써 달라며 비영리 환경단체에 넘기기 까지 하였다. 다시 말해 ‘기업의 유일한 주주는 지구’라고 선언하며 의결권 주식2%는 신탁사에 맡기고, 나머지 무의결권 주식 98%를 환경관련 비영리재단에 넘긴 것이다.

파타고니아는 자신들이 생산하는 제품과 관련된 스포츠들은 모두 엔진이 존재하지 않는 조용한 스포츠로서, 이들 스포츠의 보상은 메달이나 순위, 관중의 환호가 아닌, 힘겹게 얻어낸 개인적인 영광의 순간과 자연과의 교감이며, 이것이 파타고니아가 추구하는 ‘알피니즘(Alpinism)’이라고 강조하고 있는데, 쉬나드는 자신이 사업하는 목적을 “우리의 터전, 지구를 되살리기 위하여 사업을 한다(We’re in business to save our home planet)”고 말하고 있다.

파타고니아가 추구하는 기업철학은 이처럼 비즈니스와 더불어 사회공익 목적을 함께 달성하고자 하며, 단지 기업이익을 전제로 하는 것이 아닌, 환경이나 소비자에게 도움이 되는 활동을 실제적이고 지속적으로 실시하였기에 소비자로부터 진정성있는 의도로 평가받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기업 평판은 사회공익활동을 자신의 기업이 지향하는 방향이나 목적에 일치시키고 기업의 존립이나 소비자와의 관계를 고려하면서 지속할 수 있도록 체계적이고 합리적으로 관리를 해왔기 때문에 가능했을 것이다.

근래에 기업의 사회적 책임활동(CSR)에 대한 긍정적인 참여와 소비자의 호의적인 반응으로 기업의 사회공익활동에 대한 관심이 보편화되고 있다. 다만 이런 소비자의 반응을 이용하고자 하는 기업의 의도역시 숨겨져 있다는 것을 소비자들은 알고 있기 때문에 기업 입장에서의 진정성을 매우 의미있는 판단 근거로 삼으려 한다.

소비자들은 기업에서 사회공익활동과 기업활동의 양립가능성이 가능한 지에 대한 의문을 갖고 있다. 기업은 이익이 발생함으로써 생존이 가능하고, 지속가능한 발전계획을 수립 실행하여야 하는 기본적인 목적이 있으며, 이를 위해 기업은 이익을 창출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들을 지속적으로 모색해야 할 뿐 아니라, 환경변화와 경쟁의 위협을 주시하면서 실행 가능한 방안들을 통하여 기업을 운영하고자 한다. 따라서 기업은 이를 위해 기업이익 우선적인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사회공익을 추구한다고 해도 기업에 유리하고 이익이 남는 활동을 통하여 실현하려고 할 것이다. 오늘날의 공익연계마케팅(Cause-related Mkt’g)은 이런 방법을 적용한 타협적인(?) 전략의 하나라고 할 수 있는데, 이에 대해서는 사회공익을 향한 기업의 진정성을 소비자에게 전달하고 인정받을 수 있을 때 좋은 브랜드 평판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여러 연구에서는 이런 사회공익활동에 대해 소비자들은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는 경향이 있다고 밝히고 있으며, 따라서 진정성있는 파타고니아의 기업철학이나 활동내용에 대해서는 특히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강화석)



https://www.abcn.kr/news/articleView.html?idxno=83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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