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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테나 May 30. 2021

동체조립 오차율 0.025mm로 제작되는 KF-21

시제기부터 양산모델까지 동체조립 오차율 제로에 도전하는 KF-21

지난 20년간 전 국민의 뜨거운 응원과 우리 엔지니어들의 열정으로 탄생한 21세기 대한민국 영공 수호의 보라매가 드디어 알을 깨고 그 모습을 드러냈다.

특급 보안이 요구되는 반도체 생산시설 이상의 초정밀 장비와 기계들과 건곤감리 또렷한 태극기가 인사를 건네는 KF-21 제작 라인 한 가운데 놓인 한국형 전투기 KF-21 보라매(이하, KF-21)의 실물은 생각했던 것보다 큰 크기에 멋진 자태를 가졌다.


KF-21은 차세대 한국형 전투기 개발사업인 KF-X 프로젝트가 낳은 작품으로 연구개발 인력 1,500여 명이 투입되어 개발과 양산까지 8조원이 넘는 예산이 투입되는 건군 이래 최대 규모의 전략무기체계 개발 사업이다.

 

방위사업청 주도하에 500개가 넘는 국내 연구기관과 대학 그리고 국내외 협력업체가 참여해 2015년 12월부터 본격적인 개발에 들어갔으며, KF-21의 개발과 양산을 책임지고 있는 제작사는 한국항공우주산업㈜이다.

지난 4월 9일 국민들에게 선보인 1호기에 이어 곧바로 조립에 들어간 2호기를 포함해 6대의 시제기가 지상 및 비행 테스트를 위해 제작되며, 개발 완료시기는 2026년이다.

[숫자로 본 KF-21 보라매]

최고속도 마하 1.8, 엔진 최고추력 44,000lbs, 최대비행거리 2,900Km최대무기탑재량 7,700Kg

FASS 초정밀조립 오차범위 0.025mm, KAI 개발인력 1,500명, 개발 예산 8,800,000,000,000원


기본적인 제원은 동체길이 16.9m, 최대탑재량 7.7t, 최대이륙중량 25.6t, 탑재된 제트엔진 F414-GE-400 2기가 제공하는 최대추력은 4만4000파운드로서, 이를 자동차 마력으로 단순변환 해보면 800마력을 내는 페라리 812 슈퍼패스트의 170배가 넘는 140,000마력 내외의 강력한 힘을 가졌다.


최고속도는 마하 1.8, 시속으로 표현하면 2200Km/h이며, 항속거리는 2,900Km로서 한 번 이륙해서 서울과 제주를 3회 왕복할 수 있다.

무장은 중거리 공대공 미사일 4발, 단거리 공대공 미사일 2발과 공대지 미사일 및 폭탄을 장착할 수 있다.

기체 크기 기준으로 동급 모델인 보잉 F/A-18 슈퍼호넷, 유로파이터 타이푼, 다쏘 라팔 이상의 항공전자시스템이 탑재되며, 국산부품과 장비 비율이 높아서 실전배치 이후부터 들어가는 운용유지비용이 낮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KF-21은 조종편의성과 비행안정성이 뛰어나며, MFD(Multi Function Display)라는 이름의 대형 디스플레이를 통해 조종사는 비행 중에 필요한 모든 정보를 직관적으로 실시간 확인할 수 있다.

시제기부터 양산모델까지 생산 공정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동체조립은 한치의 오차도 허용되지 않는 자동화 정밀조립장비인 FASS(Fuselage Automated Splice System)의 몫이다.


FASS는 전방, 중앙, 후방 3개의 동체로 나뉘어진 주요 기체구조물을 휘어지지 않으면서 설계도에 나와있는 수치에 맞춰 주는 자동정렬시스템으로, KF-21 생산 인프라의 하나로 개발되어 2019년부터 설계 및 제작에 들어가 이번에 공개한 시제 1호기 조립부터 투입되었다.


지구 대기권 내를 비행하는 항공기의 크기는 B747, A380과 같은 대형 기종의 경우, 최대 400톤에 이르는 무거운 물체이다. 기체 크기에 맞는 힘을 가진 엔진이 장착되어 비행하지만, 비행환경과 다양한 공기역학 요인에 큰 영향을 받는다.


국내외 항공여행에서 비행 중 난기류를 만나 기체가 크게 흔들리는 경험을 누구나 한 번쯤 해 보았을 것이다. 커다란 B747부터 2인승 세스나까지 모든 비행기는 사소한 외부요인에도 비행에 영향을 받는다.

초음속 비행으로 각종 커다란 응력, 스트레스, 압력에 더 민감한 전투기는 조립정밀도가 높을수록 비행특성에 관여하는 변수를 최대한 줄일 수 있기에 초정밀조립이 가능한 FASS는 동체에 가해지는 다양한 힘으로부터 기체를 안전하게 지킬 수 있다.


381개의 부품과 9500여 개의 하드웨어가 체결되는 KF-21 동체는 단 1개의 부품이라도 가공과 조립이 잘못되면 구조적으로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조립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FASS의 가장 큰 특징은 정밀도다. 항공기 조립공정은 큰 틀에서 예나 지금이나 달라진 것이 거의 없다. 기수, 중앙동체, 후방동체를 이동장비에 실어 결합하는 방식으로 과거에는 이들 구조물을 유압장치에 실어 조립했으나, 조립과정이 결코 쉽지 않아 늘 어려움을 겪었다,


FASS는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개발한 초정밀 조립 자동화 시스템이다. 3개의 커다란 구조물을 휘어짐 없이 맞추기 위해 3차원 공간에 가상의 좌표를 설정하고 레이저 트랙커라는 장비가 전방, 중앙, 후방의 포인트에 동체가 정확히 결합되었는지를 내장된 컴퓨터가 확인하며 작업 오차율은 0.025mm 이하의 완벽한 조립이 가능하다.


FASS는 비단 구조물의 결합단계뿐만 아니라 구조물을 FASS에 싣는 단계부터 오차율을 줄이기 위한 정해진 매뉴얼에 의해 운용된다. 일반적으로 항공기 구조물은 크레인으로 옮기게 되는데, FASS에 실리는 구조물은 AGV(Automated Guided Vehicle)라는 무인 운반차량이 담당한다.


이에 동체구조물은 완벽하게 정렬된 상태로 FASS에 올릴 수 있으며, 구조물 이동의 안전성 확보 뿐만 아니라 자동물류 구현을 통한 공수절감과 품질확보를 한번에 잡을 수 있다.

차세대 한국형 전투기 개발사업의 첫 번째 주인공인 KF-21의 본격 개발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국산화 중인 공대지 및 공대공 유도무기와 더욱 업그레이드 된 국산항공전자장비들이 더해져 지금까지 알려진 것 이상의 성능으로 태어나 동북아시아 지배력 강화를 위한 군사력 증강에 눈이 먼 중국과 일본이 불편해 하는 탄도 미사일 현무에 버금가는 강력한 존재로서 대한민국의 푸르른 창공을 누비는 모습을 고대한다.


[사진: 한국항공우주산업(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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