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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테나 Feb 15. 2019

공군 조종사들의 전설, 유치곤 장군

6,25 전쟁 당시 203회 출격 기록과 영화 빨간 마후라의 실제 주인공

인류 역사에서 가장 큰 전쟁 중에 하나인 제1차 세계대전까지만 하더라도 전장에서 보병부대가 핵심 전력이었으나, 제2차 세계대전부터는 육상의 강력한 전력인 기갑부대와 더불어 공중의 항공전력이 전장의 승패를 좌지우지하는 중요한 전력으로 부상하였다. 


미국, 영국, 프랑스 등 연합군과 독일, 일본 등이 맞붙은 제2차 세계대전과 태퍙양전쟁에서 승패를 떠나 롬멜, 패튼, 몽고메리, 아이젠아워, 미하일 비트만, 게오르기 주코프 등과 같은 명장들이 국경을 넘어 존경 받는 영웅으로 오늘날까지 기억되고 있으며, 각국 공군에 속한 에이스 전투기 조종사들도 공중전의 영웅으로 역사에 기록되고 있다.

공중전의 영웅들은 거의 대부분 제2차 세계대전에서 활약한 전투기 조종사로서, 인류 역사상 최초로 100대를 격추한 베르너 묄더스, 슈퍼 에이스 조종사이자 전 세계 공군 역사에서 격추 기록 352대로 1위인 슈퍼 에이스 조종사 에리히 하르트만과 301대를 격추시킨 게르하르트 바르크호른, 에이스 중의 에이스 아돌프 갈란트 등 다수의 독일 공군 조종사들과 미 공군 로빈 올즈, 미 해병 항공대 그레고리 보잉턴, 미 육군 항공대 리처드 봉, 영국 공군 더글러스 베이더와 아돌프 말란, 태평양 전쟁을 일으킨 일본의 제로센 전투기 조종사 이와모토 테츠조미 외에 1950년 한국전쟁에서 250회 이상 출격한 딘 헤스 대령 등이 있다.

우리 공군 역사에도 200회가 넘는 출격 기록과 한국전쟁 당시 승호리 철교 폭파 작전을 비롯하여 수많은 공중전에 참가한 슈퍼 에이스 조종사가 존재한다. 그 주인공은 유치곤 장군으로 1964년에 개봉한 신영균, 최무룡, 윤인자 등 당대 최고의 배우들이 출연한 영화 '빨간마후라'가 유치곤 장군을 실제 모델로 각본을 쓴 작품이다


1950년 한국전쟁 당시 공군 전투조종사들의 애환과 활약상을 다룬 ‘빨간 마후라’는 공군의 적극적인 협조로 촬영한 스펙터클한 작품으로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영화의 주요 배경이자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1952년 1월에 펼쳐진 북한 평양 근처 승호리에 위치한 철교 폭파작전은 500소티(Sortie, 전투기 1대가 1회 출격하는 것을 뜻하는 영어 단어)가 넘는 미 공군 전투기들의 폭격에도 실패한 작전을 우리 공군으로 넘겨 받아 강릉 기지에 위치한 공군 10전투비행전대가 수행하게 되었는데,

유치곤 장군은 승호리 철교 폭파 작전에서 제2편대에 속하여 전과를 올렸다. 이때 임무를 맡은 전투비행대장은 백범 김구 선생의 아들인 김신 대령이다.

1952년 1월12일 오전7시경 한국 공군 F-51 머스탱 5대가 강릉기지에서 이륙하여 적 대공포진지를 무력화한 후 두 번의 폭격을 시도하지만 실패하고 말았다

실패 원인 분석 결과, 고도 8000피트에서 강하 후 3000피트 상공에서 폭탄 투하로는 어렵다는 결론에 도달하여 저고도 폭격을 하기로 하고 1952년 1월15일 오전8시25분, 6대의 F-51 머스탱과 조종사들이 목숨을 걸고 작전을 펼쳐 승호리 철교를 폭파하는데 성공하였고, 미 공군이 실패한 작전을 성공시키면서 우리 공군의 자랑스러운 역사로 기억되고 있다. 

영화 '빨간 마후라'의 실제 주인공인 유치곤 장군은 1927년 대구에서 태어나 1944년 일본 육군비행학 교를 졸업하고 광복 후 1951년에 대한민국 공군 소위로 임관 했다. 강릉 공군기지에서 복무하며 1953년 우리 공군에서 처음으로 200회 출격한 F-51 머스탱 전투기 조종사로 한국전쟁 당시 공군 역사상 203회라는 최다 출격 기록을 남겼다.

그의 빛나는 전과 중 가장 돋보이는 작전은 위에서 언급한 승호리 철교 폭파작전으로 적의 치열한 대공포화를 뚫고 4,000피트 상공에서 강하, 초저고도인 1,500피트에서 폭탄을 투하하는 공격을 감행하여 유엔 공군이 파괴에 성공하지 못한 철교를 폭파하는 전공을 세웠다. 

이후 평양 대폭격작전, 351고지 탈환작전, 송림제철소 폭격작전 등 한국 공군이 출격한 주요작전에 참가하여 빛나는 전공을 세워 전쟁 중 을지무공훈장 3회, 충무무공훈장 3회, 미국 공군 비행훈장, 수훈비행십자훈장 등 전투조종사로서 최고의 영예를 획득하였으며, 모든 공군 조종사의 영웅이 되었다. 


전쟁 후에는 전후방의 각급 부대장으로 근무하며 공군의 전력증강 및 발전에 기여하였으나 공군 제107기지 단장으로 재직 중이던 1965년 1월1일 과로로 순직하였다.


승호리 철교 폭파 작전 성공으로 한국공군의 전설이 되어버린 유치곤 장군. “하늘에서는 귀신, 땅에서는 등신”이라는 말을 하면서 자신을 한껏 낮추면서도, “비행기가 죽으면 나도 죽는다”는 정신을 후배들에게 남기기도 했던 진정한 빨간 마후라였다.


[자료 및 사진: 공군, 위키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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