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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테나 Feb 17. 2019

제트엔진을 탑재한 특별한 존재

우리 공군이 보유중인 폭설에 맞서는 강력한 무기, SE-88 제설트럭

올해는 예년보다 적설량이 많지 않아 눈으로 인한 교통 통제는 적은 편이지만, 도로가 마비될 정도의 폭설에는 자동차, 항공기, 여객선 등 우리 일상생활에 밀접한 교통수단들은 정상적인 운행이 어렵다. 


이 가운데, 자동차가 가장 민감한 편으로오프로드에 강한 4WD SUV도 평상시와 같은 주행은 쉽지가 않다. 기상청의 예보에 따라 중앙정부와 지자체의 관계기관들은 대책을 마련하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신속한 조치를 취하는 곳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눈이 많이 내리는 지역 중에 한 곳인 강원도이다. 강원도의 제설 능력은 탁월해 불도저처럼 생긴 블래이저 제설차가 투입되어 눈으로 막힌 도로를 개방시켜준다.


민간 상업용 항공기의 경우, 폭설이 내리는 상황에서는 1시간 넘는 운항 지연은 다반사로 항공사나 승객들은 많은 불편을 겪지만, 날개와 동체에 쌓인 눈이나 얼음을 제거하는 디아이싱 작업과 활주로 제설작업으로 이륙과 착륙 등의 정상운항은 이루어진다.

어느 정도 시간이 갈려도 큰 문제가 없는 민간 상업용 항공기에 비해, 영공수호 일선에 있는 군용기는 유사 시에 1분 1초가 중요하기에 활주로는 언제든지 스크램블 전투기 등을 위해 개방되어 있어야 한다.

특히, 1년 365일 비상대기 중인 F-15K, KF-16, FA-50, F-5와 같은 전투기들에게 눈은 가장 큰 걸림돌이다. 예고 없는 폭설에도 전투기는 유사시 비상 출격과 작전 수행을 위해서는 항상 말끔한 활주로를 유지해야 한다. 

과거에는 공군기지 활주로에 폭설이 내리면 부대 내 모든 병력이 투입되어 제설 작업을 했으나, 현재는 아주 특별한 제설차가 빠르게 활주로에 쌓인 많은 눈을 제거한다. 

활주로에 내린 눈의 빠른 제설을 위해 우리 공군이 개발한 특별한 존재가 있으니, 그 주인공은 제트엔진을 탑재한 제설 트럭 SE-88이다. 커다란 크기와 모습이 로봇 같아 공군장병들은 ‘마징가’라는 애칭으로 불리기도 한다.

SE-88은 퇴역한 F-4 팬텀과 F-5의 제트엔진을 탑재하고 있으며, 500도가 넘는 강력한 바람으로 3Km가 넘는 활주로 제설 작업을 1시간 내에 끝낸다.


SE-88 트럭은 디젤엔진으로 움직이지만, 제설장치로 탑재된 제트엔진의 가동은 항공기용 제트 연료를 사용하며, 유지 보수를 위해서는 전투기 정비병들의 특별한 정비가 필요하다. 가동을 위해 시간 당 들어가는 연료비는 500만원 정도이다.

적은 적설량에도 폐쇄되는 민간 공항과 달리 폭설에도 24시간 개방이 필요한 전국에 위치한 군 군항에는 30대가 넘는 SE-88 제설트럭이 배치되어 운용 중이다.


[사진: 공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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