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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로굿즈 Jul 07. 2022

미역, 어장은 곧 밭이니라

어촌계

우도를 걷다 보면 길가에 미역이나 톳 같은 해조류를 널어놓은 장면을 심심찮게 볼 수 있었습니다.

진짜 우도 미역. 먹어보고 싶지만 생각해보니 우도 미역을 따로 먹어본 일은 없는 것 같습니다. 아마 전량이 수출되거나 유통상 함께 이동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따로 떼서 먹을 수가 없어요.



그림 강혜림


어촌은 어촌계라는 것이 있어서 동네마다 그룹으로 함께 일을 합니다. 

오늘 oo동네에서 바다에 나간다 하면 소속된 해녀 할머니들이 모두 나옵니다. 들어보셨을 거예요 상군 해녀, 하 군 해녀 이런 식으로 실력에 따라 나누어지는 해녀분들이요.


그리고 동네마다 관리하는 어장이 있습니다. 그 어장에서 마음대로 동식물을 채취하면 안 돼요.

그곳이 그분들의 밭인 겁니다. 어촌계에 들어가려면 가입조건이 있고 돈도 내야 합니다. 일종의 공동 채취권을 갖는다는 개념 같습니다. 어촌 사람이 아니라 잘은 모르지만 처음에 이해하지 못했던 점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아니 바다가 자기들 것인가, 왜 나는 채취 못하게 하나? 보말 따는 것도 눈치 보고 허락받아야 하나? 하는 생각을 했지요. 하지만 농부가 밭을 일구고 작물을 채취하는 것처럼 바다도 어부들이 어장을 관리하여 채취한다는 개념을 조금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어쩌면 그들의 바다라고 하는 것도 어느 정도는 맞는 표현일지 모르겠습니다. 도시 생활자는 그렇게 섬을 알아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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