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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효숙 Apr 12. 2023

종합반에 들어가기까지

기회는 꿈을 가진자의 것이다

대학교를 가겠다는 생각은 결혼 전부터 가지게 되었다. 대학입시에 떨어진 후에 직장 생활을 했었고, 결혼하고 나니 대학교에 진학할 기회가 없었다. 하지만 늘 대학교에 진학할 생각을 하면서 경제적, 시간적인 요인들도 고려하며  살았다. 그렇게 나는 내 가정에 모든 일을 10년 단위로 계획하고, life cycle을 통해서 치밀하게 세워나갔다. 내가 만학을 할 수 있는 기간은 우리 아이들이 중, 고등학교를 들어가기 전에 마쳐야 하기 때문이었다.     


집안일과 육아를 병행하면서도 배움에 대한 열정이 더욱 커지고 그 무엇으로도 내 마음을 채우지 못했다. 여러 가지 서적도 보고 진학에 대해 정보를 수집해 보기도 했다. 고등학교 졸업 후 재수를 포기한 것이 잘못된 선택이었을까? 모든 일에는 다 때가 있다는데 나는 그 시기를 놓친 것 같다. 직장 생활을 할 때도 배움에 대해 간절함은 있었고, 대학을 포기했던 일이 후회 되었고, 끈기도 없었다. 세 아이를 키우면서 배움에 대한 열망은 더욱 간절했다.     


어쩌다 버스를 타게 된 날, 무심코 창밖을 바라보다가 나도 모르게 과거로의 시간 여행을 떠나게 되었다. 파노라마처럼 이어지는 형형색색의 풍경들 속에서 내 시선을 붙잡는 대학입시를 위한 종합반 광고 현수막이 내 삶을 송두리째 바꿔놓은 것이다. 대학을 가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를 때, ‘바로 이거다’ 하고 비명을 지를 뻔했다. 출구가 생겼다.    

  

‘준비하는 자에게는 반드시 기회가 온다고 했다’     


여성들에게 제 2의 사춘기라는 서른 네 살, 때마침 권태기와 무력감이 생긴다는 결혼 10년차이기도 했다. 그러나 나는 배움에 한이 있는 나는 오직 만학에 대해 생각 때문에 대입학원 종일반에 등록하게 되었다.   

  

종일반은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수업이었다. 막내가 아직 어려서 고민하다가 일 년 미리 유치원에 보내기로 했다. 배움에 도전한다는 사실에 마음이 벅차올랐지만, 학생들과 학원에 다닐 것을 생각하느라고 걱정도 되고, 자신도 없고, 부담이 있었다. 새로운 일상들이 나 자신을 완전히 바꾸어 놓은 것이다. 가정생활과 만학이라는 힘든 여정이 시작 되었지만 나의 간절함이 더 크기 때문에 마음을 굳게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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