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을 담고 인생을 담는 추억’

부제 : 21세기에 만학 이야기를 전하는 샐러던트

by 강효숙

22. 떠나고 싶을 때.

한여름 예고 없이 내리는 비 그 비를 막아 줄 누군가의 친근한 우산 같은 그런 내일을 소망해 보며 잠자고 있는 내 자아의 문을 살포시 흔들어 깨어본다.

세상 인간사의 갈등과 싸움은 듣는 것과 보는 것에서 시작되고 행복과 고통, 사랑과 증오까지도 좌우된다. 사랑의 마음속에 증오와 울화가 쌓이면 몸과 마음을 해친다. 우울하고 슬플 때 눈물을 실컷 쏟고 나면 가슴이 후련하다. 눈물은 신이 인간에게 내려준 가장 큰 위로의 선물로, 치유와 정화의 능력이 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눈물에 대하여 눈물은 사람의 머리로부터 나오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부터 나오는 것이라 한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기쁠 때나 슬플 때는 마음이 가는 대로 적절한 감정표현이 필요하다.

살다 보면 문득 모든 것을 내려놓고 어디론가 떠나고 싶을 때가 있다. 익숙한 일상에서 벗어나 새로운 공기 속에서 숨 쉬고 싶고, 반복되는 하루에서 한 걸음 멀어지고 싶어진다. 삶은 때때로 너무 버거워서, 잠시라도 그 무게를 내려놓고 싶은 마음이 든다. 하지만 어디로 떠난다 해도, 결국 나 자신은 그대로라는 것을 안다.

낯선 바람이 얼굴을 스쳐도, 그 바람 속에서 내가 살아온 시간과 감정들은 여전히 나를 따라온다. 떠나는 것은 새로운 시작이기도 하지만, 내 안의 이야기를 다시 마주하는 일이다. 떠나고 싶을 때, 나는 내 마음을 들여다본다. 나는 어디로 가고 싶은가? 내 안에 쌓인 무거운 생각들은 아닐까? 때로는 떠나는 대신, 머물며 내 안의 짐을 조금씩 내려놓아 보는 것이다. 떠남이 물리적인 이동이 아니라, 책을 읽거나 조용한 길을 걸으며 내 마음을 들여다보는 그것만으로도 떠날 수 있다.

때로는 떠남보다 더 중요한 것이 머무는 용기다. 지금의 자리에서 나를 돌보고, 내 마음을 가만히 들여다보는 것. 그렇게 나 자신과 마주할 때, 떠나지 않아도 길이 보일 때가 있다. 결국, 떠남과 머묾의 선택은 외부가 아니라 내 마음속에서 시작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살다 보면 밀물과 썰물이 일고 풍경은 아름답고 갈매기는 낮게 높게 날며 디자인의 성과 율동의 묘미를 준다. 세상은 혼돈과 가변의 가능성을 가지고 변화하면서도 인간성의 본질은 결코 변화하지 않는 품격을 가지고 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순간을 담고 인생을 담는 추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