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옹아 놀~~ 자~~

고양이 꼬시기

by 강현숙

며칠 전 장마가 끝나고 잠시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시각에 더위에 지친 고양이들이 여기저기 그늘을 찾아 누워있는 모습을 보고 우리 남편 애정 본능이 발동한 것 같아요. 무언가 놀거리가 필요하다며 긴 막대 같은 게 있으면 굵은 실과 함께 달라고 하더군요. 뭘하려냐고 물어보니 고양이 장난감 만들 거래요. 그럴 시간 있으면 나하고나 놀아주지 무슨 시간이 남아돈다고 길고양이 놀잇감이나 만들겠다고 하느냐고 투덜대니까 나하고는 재미가 없어서 못 놀겠대요. 그래도 고양이들의 관심을 끌만한 것인지 궁금한 생각이 들어서 막대랑 실을 준비해주었답니다. 이번엔 매달릴 것이 필요하다며 여기저기 뒤지더니 쓸만한 게 없다고 조금 두꺼운 종이를 접어서 실로 묶더군요. 그리고 실의 다른 쪽 끝은 나무막대 끝에 묶고요. 도대체 저걸로 무슨 장난감이 될까 하며 보고 있으니 들고나가서 고양이들을 부르는 거예요. 매달린 종이 뭉치가 흔들리도록 막대 끝을 잡고 흔들흔들하면서요. 고양이들이 관심을 보였을까요?ㅎㅎ




남편이 부르니까 누워 졸고 있던 고양이들이 오히려 달아나고요. 나무 아래 그늘을 즐기던 어미 고양이는 그딴 장난감에 잠을 포기하고 싶지않다는 표정으로 졸린 눈을 뜨지도 않고요. 새끼 두 마리는 나무 타는 게 더 재미있다는 듯 나무를 오르고 있네요. 자리를 옮기며 어떻게든 고양이들의 관심을 받고 싶었던 남편의 의도는 처참히 무시당하고 말았어요. ㅎㅎ


우리 집에서 먹고 자고 새끼들 안전하게 잘 키워놓고도 본능은 어쩔 수가 없나 봐요. 확실히 사람 손에 자라는 가축 하고는 달라도 너무 달라요. 아직도 밥 먹을 때마저 잔뜩 경계를 하면서 먹어요. 밥 달라고 현관문 바라보며 야옹 거리다가도 밥 주러 가면 저만치 달아났다가 우리가 들어와야 다가와서 먹어요. 우리 사랑이 부족 해서는 아니겠지요?


예전에 병아리도 밥 챙겨주는 나를 쪼르르 쪼르르 따라다니고 앉아있으면 허벅지 아래로 파고들고 그랬고요. 그 이전에 친정엄마가 새끼 낳고 며칠도 안돼서 나무에 줄이 감겨서 죽어버린 어미흑염소의 새끼를 분유 사다 먹이며 돌보니까 엄마가 가는 곳이면 부엌이며 방이며 어디든 따라다녀 오히려 곤혹스러워 하시게 만들었거든요.

병아리나 염소 새끼는 원래 사람이 돌보는 가축이어서 그랬던 것 같은데요. 길고양이는 타고나길 길고양이로 타고나서 사람을 경계하는 습성을 버리지 못하는 것 같아요.

새끼들이 많이 자란 지금도 떠나지 않고 우리집을 제집 삼아서 살고 있는 고양이 가족들이 이제는 안보이면 궁금해요. 지난번엔 또 온가족이 어딜가서 2틀이나 돌아오지를 않는데 얼마나 걱정이 되던지요. 가끔씩 제 마음을 들었놓았다 한다니까요. 아주 거처를 옮기리라도 해서 멀리 가버린다면 너무 서운 할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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