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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그 안내양 어떻게 살고 있을까?

출간을 앞두고 드리는 말씀

by 강현숙

안녕하세요. 고마우신 작가님들, 그리고 구독자님들...

얼마 전 추억의 버스 안내양이라는 글을 올렸었는데요.

그 글에 관심을 보여 주시는 분들이 많으시더군요.


어리고 가난한 그 시절에 공장일로는 도저히 벗어날 수 없을 것 같았던 가난의 굴레를 벗고자, 공장보다 월급이 2배라는 말에 이끌려서 시작하게 된 일이었습니다. 좀 더 빨리 돈을 모을 수 있을 거라는 희망으로 시작했던 일이었는데 어린 나이에 참아내기 정말 힘든 일이었지요. 위험하기도 했고요. 그래도 그 시절의 국민학교 졸업장만 있던 저에게 그보다 더 많은 월급을 주는 곳은 없었습니다. 그래서 참아내며 했던 일이었습니다. 제가 안내양을 하면서 우리 부모님의 형편도 조금 좋아졌고 오빠나 동생들은 학력 때문에 기죽지는 않을 만큼 학교도 다닐 수 있었습니다. 그 시절의 저는 그래서 힘들어도 당당할 수 있었던 직업이었는데, 결혼과 함께 그만두고서는 저역시도 안내양 출신이라는 걸 잊고 살았네요. 그런데 갑자기 그 시절을 기억하고 글을 쓰게 된 계기가 있었어요. 인터넷에서 접한 어떤 이의 예전의 안내양을 너무 비하해서 쓴 글을 보고서였지요. 저는 저도 모르게 그분께 간접적으로라도 따지고 싶었습니다.


그분은 안내양을 완전히 밑바닥 인생으로 인식할 수밖에 없도록 쓰셨더군요. 그분의 글에 내가 안내양 출신임을 밝히고 무슨 근거로 그런 글을 쓰셨는지 밝히라는 글을 남겼더니 아무런 답글 없이 통째로 글을 삭제하셨더라고요. 많이 속이 상해 있다가 나라도 안내양이 하나의 직업이었고, 열심히, 알뜰하게 일하고 저축해서 조금은 나은 삶을 개척했던, 누구보다도 잘 살아온 사람이었다는 것을 어딘가에는 밝히고 싶었어요. 그런 마음으로 썼던 글인데요. 많은 분들이 관심을 보여 주셨고요. 한 방송국 프로에서는 그 시절의 안내양의 삶을 이야기해 달라는 요청까지 해와서 제가 그곳에 출연까지 했었네요. 그리고는 제 글 조회수가 1만 건을 넘기기도 했고요.


방송은 지나가 버리면 덮여버리는 거라서 아예 그때 그 안내양의 삶을 책으로 남겨두고 싶다는 마음이 불현듯 들더군요. 저의 이야기를 썼지만 그때 간절하고도 열심히 최선을 다하고 살았던 안내양 대부분은 제가 살아온 삶보다도 더욱 보람되고 가치 있는 삶을 사셨을 거라는 믿음이 있어요. 그분들께 이제는 그 시절의 가난과 남들보다 부족한 학력 때문에 좀 더 고생을 하기는 했지만 결코 부끄러운 일은 아니었다는 용기를 드리고 싶었어요. 그래서 저도 용기를 내게 된 것이고요. 그렇게 시작한 글이 책으로 엮이게 되었답니다. 출간하게 될 책의 이름은 [그때 그 안내양 어떻게 살고 있을까?]입니다. 가난했던 어린 시절, 안내양을 하게 된 계기, 그 후의 삶, 지금 살고 있는 이야기까지 수록하였습니다. 소설로 쓰고 싶었던 이야기였는데 아직은 제가 역량이 부족하여 수필형식으로 써놓은 이야기들 중에서 골라 담았습니다. 이곳 브런치에 올렸던 글을 다듬은 거라서 이곳에서 보신 글들과 많이 다르지는 않을 거예요.


오늘 장황하게 이런 글을 올리는 이유는 책에 담길 이야기들을 이곳에서 보이지 않게 하려고요. 그러다 보니 제 글에 성심껏 댓글로 주신 작가님들의 소중한 말씀들이 함께 사라져 버릴 수밖에 없겠더라고요.

그래서 글 제목과 댓글들만 모았습니다. 부족한 글임에도 좋은 말씀으로 응원해 주신 감사함을 사라지게 할 수가 없어서요. 아쉬운 것은 라이킷을 눌러 주신 마음까지는 다 보전할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약속드리건대, 마음속에 모두 간직하고 감사한 마음 잊지 않겠습니다. 그리고 더욱더 좋은 글 쓸 수 있도록 열심히 공부하겠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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