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모습들
방송대는 특별한 모습들이 있다. 입학식에서도 졸업식에서도 기타 행사장에서도 대학생의 모습이라 하기엔 어딘가 특별한 모습들이 존재한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그 특별함이라는 게 우리가 가지고 있는 선입견에 의한 것이지 특별하기로 결정된 모습은 아닐 것이다. 그럼에도 특별하다고 말할 수밖에 없는 것은 지금도 '대학교'라 하면 20대의 젊은 사람들이 공부하는 공간을 말하고 '대학생'이라 하면 그 대학을 누비는 20대의 청춘들로 규정짓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일반적으로 대학 입학식에 가보면 젊은 아들과 딸들이 학생으로 등장을 하고 그들을 축하하는 부모들이 들러리가 되는 모습이 평범한 모습이다.
가슴 뭉클하고 안도의 미소도 지을 수 있는 그런 모습들이 방송대에는 있다.
이 지면에는 그런 모습들을 소개해 보려고 한다.
사진 1: 이 사진은 입학식장에 들어간 아빠를 떨어지지 않으려는 두 아이들을 안고서도 끝까지 입학식에 참여했던 아빠 학생의 모습이다. 학생으로서 본분을 다하고 싶은 아빠와, 그 아빠를 너무 좋아해서 잠시도 떨어지고 싶지 않은 아이들, 이 정도면 이 아빠가 공부하기에 환경이 좋은 것은 아닌듯하다. 매번 아빠한테 매달려있고 싶은 아이들은 어떻게 달래고 공부를 했을까? 그러나 저 정도의 열정이면 해내고도 남았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사진 2: 이 사진은 엄마 학생의 뒤를 초등학생정도의 남매가 따르는 모습이다. 아이들이 엄마를 응원해 주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엄마가 조금이라도 더 많은 지식을 쌓을 수 있도록, 그리고 작은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아이들이 응원해 주었으면 좋겠다. 저 아이들도 지금은 고등학생이거나 대학에 들어갔을 나이가 되었을 것이다.
사진 3 : 꽃다발의 주인공은 누구일까? 이 학생이 받은 것일까? 궁금한 것은 참지 못하는 성격 탓에 물어보았다.
엄마께 드릴 거라고 한다. 이 청년 또한 대학생처럼 보이는데 엄마의 입학식에 꽃을 들고 찾아왔다. 학번으로는 아들이 선배일듯하다. 이 엄마 참으로 부러웠다. 우리 아들은 "엄마가 대학을?" 하면서 "잘 다녀오세요" 그게 전부였는데 그 후에도 우리 아들은 엄마가 학생의 신분인걸 한 번도 인지 하지 못했던 것 같다. 우리 아들에게 엄마는 그냥 엄마였다.
사진 4 : 이 사진 역시 너무 멋진 그림이다. 반백의 남편과 시집보내도 될만한 딸이 함께 꽃다발을 들고 엄마의 입학식장을 찾았다. "엄마의 입학을 축하드려요, 두 분이 축하해 주는 모습이 너무 멋져요"라고 말하니 남편은 멋쩍어 하였고 딸은 쑥스러운 듯 고개를 숙였다.
사진 5 : 방송대 문화교양학과 체육대회가 있던 날이다. 마치 학부모들의 모습으로 보이는 이분들이 학생의 신분이다. 달리고, 게임하고, 춤 주고, 훌라후프 돌리고, 무엇이든 못하는 것이 없다.
사진 6-7 : 방송대 학우님들의 스터디하는 모습이다. 어느 회사의 중역 회의를 하는 모습처럼 보이는 이모습이 학생의 신분으로 공부하는 모습이다. 하루 종일 생업에 종사하다가 퇴근 후 공부를 위해 투자한 소중한 시간이다. 저분들의 뜨거운 열기가 느껴지시는지? 이곳에서 뜨거워진 가슴은 스터디가 없는 혼자만의 시간에도 책상 앞으로 앉혀놓는 마력을 가지고 있다.
사진 8-12 : 문화교양학과의 전국 수련회에 모였다. 전국에서 모인 학우님들의 학교와 학과에 대한 공식적인 프로그램이 끝나고 나면 즐거운 한마당이 펼쳐진다. 허리 구부정한 학우님도, 아들딸, 또는 손녀뻘되는 교수님도, 잠시 격의 없는 시간을 보낸다. 전국에서 모여 초면인 분들도 많지만 같은 학과를 공부한다는 공통점이 있으니 대화의 주제는 항상 넘쳐난다. 그리고 학생으로서, 주부 또는 직장인으로서 열심히 살았던 시간들에 대한 보상의 시간이기도 하다. 이런 행사에 한 번씩 다녀올 때마다 인맥이 넓어지고 인간적으로도 한층 성숙된다. 물론 학업에 대한 자극제도 되어서 갑자기 머리 싸매고 밀린 공부를 하기도 한다.
사진 13-15는 졸업식의 모습이다. 학과 행사와 8번의 중간고사, 기말고사를 정신없이 치르다 보면 어느새 이곳에 와있다. 나이가 먹었어도 이 순간만큼은 힘들었던 공부를 그만해도 된다는 해방감에 학사모를 던지며 환호하는 모습이다. 영광의 꽃다발을 안은 저 순간은 그 행복의 크기를 가늠할 수가 없다.
누가 저 모습을 50대 60대의 아저씨 아줌마라고 할 것인가? 그날의 정신연령은 25세인걸.....ㅎㅎ
방송대를 다니는 동안 마음의 시간은 거꾸로 흐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