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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골서재 강현욱 Nov 24. 2022

겨울에 서서, 봄을 설렌다.

제3장. 삶.


겨울은 어김없이 다가와,

부서듯한 창을 흔들어 대었지요.

겨울의 거친 숨소리를 견디는 가슴아린 목도리는.

지난 겨울을 흐르던 눈물들을,

, 지워내지도 못하였습니다.


매서운 계절 앞하릴없이 서서,

흐려져 가는 삶의 그림자를 그렇게 부여잡고서,

겨울은 왜이리도 모질기만 한 건지,

달님에게 묻곤 하였네.

말없는 눈썹달은 부드럽게 미소만 지었습니다.


쪼그리고 , 꽃을 찾아 헤매던 저에게,

수줍게 건너온 하얀 손을 바라보며,

어리둥절하다, 가만히 잡았네.

봄의 꽃은 맞닿은 손 안에서,

아마도 피어나나 봅니다.


그림자를 선명히 밝혀주는,

아낌없는 인연의  ,

지도 않은 봄을 눈부시게 비추어 주었고,

얼어붙어 가는 세월 속에서도,

남아있는 심장에 날개를 돋아나 하였니다.


시트러스 향의 진주빛 인연들이,

겨울의 사나움을 이불 속에 잠재워 주었네요.

저를 살피며, 다가오는 당신들이 있어,

창에 맺힌 하얀 서리가 맑아지네요.

겨울에 서서, 이렇게나 봄이 설레는 걸 보니,

당신들이 참, 좋은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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