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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골서재 강현욱 Mar 15. 2024

어느 날.

제3장. 삶.


서러움 배달 된 어느 날

어느 이의 다정한 어깨에 기대어

울어도 보고 싶네

복숭아빛 석양이 드러누운 하늘이

조금 더 좋으리라.


버거움이 누르던 어느 날

어느 이의 맑은 눈빛을 보며

밤새워 이야기하고 싶네

풀벌레 소리가 나즈막히 들려오

조금 더 좋으리라.


오한이 방문하던 새벽녘 어느 날

어느 이의 따듯한 품에서 아프다

말해 보고도 싶네

흰 눈이 은빛으로 물드는 밤이면

조금 더 좋으리라.


생과 작별하는 어느 날

어느 이의 부드런 무릎을 배고

고요를 맞이하고 싶네

벚꽃이 흐드러지게 흩날리는 날이면

조금 더 좋으리라.


그런 날이면, 조금 더 좋으리라.



덧.

얼마전, 어느 문학지에서 에세이 한편을 의뢰받아 송고하였습니다. 10만원이 입금되더군요. 숫자를 가만히 들여다보며, 다시 한번 바뀌고 있는 삶의 실체를 생각합니다. 의뢰받은 신규 공무원 강의 준비도, 치유의 글쓰기 강의 준비도. 글처럼 살아오진 못했지만, 글과 함께 잘 살아가고 있음을 말해 주는 것만 같습니다. '헤르만 헤세'의 말처럼 알을 깨고서 나오니 다른 세계가 놓여있었습니다. 그리고 두렵지 않게 다른 세계로 조금씩 전진할 수 있었던 건, 작가님들과 독자님들의 마음 덕분입니다.

그 마음 잘 간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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