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은, 내가 직접 가꾸겠다.

강현욱 산문집.

by 시골서재 강현욱

꽃들이 피었다. 내가 가꾼 꽃이 가장 아름답다.

비가 그치고 제법 키가 자라난 매화 나무의 잎사귀 사이로 해맑은 은빛 햇살이 가득하다. 덧없는 삶이 낳은 부산물이라 치부하기에는 그 아름다움에 눈이 시리다. 차가운 시간이 스쳤을 살갗에는 연듯빛 새순들이 이슬처럼 맺혔다. 유명한 관광지에서 볼 수 있는 매화나무에 비해 화려하지도, 매혹적이지도 않다. 그렇다고 수량이 많은 것도 아니기에 웅장하지도 못하지만, 나의 매화 나무는 더할나위 없이 아름답다. 지난해 파종한 알리움과 튤립, 무스카리와 릴리, 그리고 수선화와 딸기도 꽃을 하나 둘 피우기 시작했다. 춥든 덥든, 기쁘든 슬프든, 마음과 시간을 쏟았기에, 그 결과야 어떻든 가슴은 저미고, 입술은 마른다.

'네 장미가 그토록 중요한 건, 네가 장미를 위해 시간을 썼기 때문이야.' - 어린왕자 중. -

봄은 연하고 여름은 힘차며 가을은 타오르고 겨울은 비워내야 함을 이젠 잘 안다. 하지만 서럽거나 서글픈 건 아니다. 가장 중요한 건, 눈에 보이지 않으니까. 안에서 길들여지고 함께 자라난 것들이 있으니까. 꽃은 언제나 이곳에서 다시 지고, 다시 피어날 것이기에, 무해한 이 계절에 서 있는 나는, 지금 온몸으로 바쁘고 마음껏 꿈을 품는다.

중요한 것들은, 보이지 않는다.


덧. 정신없이 봄을 지나다보니 글을 오래 쓰지 못했습니다. 짧은 글이지만, 깊은 봄이 느껴지시길 바랍니다.

작가님들, 독자님들. 항상 강건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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