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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작 Dec 07. 2017

prologue 작게 미소 짓는 날들

위대한 사랑으로/ 작은 일을 해내며/ 스스로 만족하는 삶 

Smiling Life 

작게 미소 짓는 날들 prolog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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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2017 키워드는 '멀어짐'이었다. 예를 들면, '타인의 시선, 잡념, 집착, 망상, 두려움'같은 것들로부터 말이다. '벗어나고 싶어 하는 것들로부터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가 사랑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스스로 외로움이 많은 성격이라고 정의하면서 사랑받고 싶어서 타인의 시선에 의식하고, 잡념과 망상을 하며 두려워하는 것이라고. 물론 지금도 나는 여전히 외로움이 많고, 매일 사랑을 원하는 사람이다. 하지만 과거와 달리 벗어나고 싶어 하는 것들에게서 멀어질 수 있는 것은 '사랑과 나'에 대해 좀 더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개개인의 차이가 있겠지만, 나는 알고 보면 그렇게 많은 사랑을 바라지 않는 사람이다(깊은 사랑을 바라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라 양적인 면을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짧은 삶을 살고 가면서, 반드시 억만장자가 되어야겠다는 생각도 없고 수천만의 독자들이 보내는 팬레터도 바라지 않으며 엄청 잘 생긴 사람과 결혼하지 않아도 되고 휴대폰 연락처 저장공간이 모자라도록 인맥이 풍부한 것도 바라지도 않는다. '그저 남들과 같았으면...'이라는 말로 과한 욕심을 포장하고 싶지도 않다. 


- Jean Jacques Sempe


"화려한 일을 추구하지 마십시오. 중요한 것은 스스로의 재능이며, 자신의 행동에 쏟아붓는 사랑의 정도입니다. 우리는 위대한 일을 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다만 위대한 사랑으로 작은 일을 할 수 있을 뿐입니다. 가끔씩 우리가 하는 일은 넓은 바다의 한 방울의 물처럼 사소하고 하찮게 여겨질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한 방울의 물이 그 자리에 없게 된다면 넓었던 바닷물의 부피도 그 양만큼 줄어들게 될 겁니다." - 마더 테레사


멀어질 용기가 생겼다.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과한 행복들에 대해서 말이다. 그럼 당신은 이렇게 물을 수 있을 것이다. "한 번 사는 인생인데 화려하게 보내봐야 하지 않을까요?" 그럼 나는 고개를 갸우뚱하며 이렇게 답할 생각이다. "화려하게 살아보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그렇게 되면 좋을 것 같기도 하군요. 하지만 그렇지 않은 데도 상관없는데요? 자연이 밤과 낮, 밀물과 썰물, 계절의 변화로 균형을 맞추듯, 삶도 균형을 맞추려 노력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그러니까 크게 웃지 않고도, 크게 울지도 않는 작게 미소 지을 수 있는 날들이라면요."


적당한 욕심과 두려움은 삶을 활기 있게 하지만 과해지면 인생의 전부를 낭비하게 된다. 나는 오늘 적당히 슬퍼도 괜찮고, 적당히 행복해도 기쁘고, 적당히 외로워도 당연하고, 적당히 부러워도, 적당히 두려워도 괜찮다고 느낀다. 조금씩 조금씩 미소 지어보며 일상 속 소중함을 발견하려고 노력 중이다. 마더 테레사의 말처럼 위대한 사랑으로 작은 일을 하는데 집중하며 스스로가 만족하는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당신도 나와 같을까? 모든 일에 감사하고 싶지만 쉽지 않고, 또 습관처럼 어두운 감정들에 휩싸이는 나와. 앞으로 <작게 미소 짓는 날들> 매거진을 연재하며 감정의 균형을 방해하는 모든 것들을 정면으로 응시하고, 미소를 만드는 감사한 순간들을 섬세히 느껴보기로 했다. 몇십 년동안 그 순간들을 당연스럽게 여겨왔기에 갑자기 소중함을 느끼는 것이 어색하고 어려울 것이다. 아무래도 헛소리를 하는 글들이 많을 수 있고, 격한 공감을 느끼게 하는 것도 있을 듯하다. 하지만 이제 망설이지 않기로 했다. 오늘 밤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머뭇거리기엔 


우리의 살아있음이 

너무나 짧다는 것을.



20171207

강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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