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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작 Mar 30. 2018

뭣이 중헌디

오직 그 생각뿐


배시시 웃었어


사람에 따라 살아가는 데 있어 중요한 것이 모두 다르겠지만 나의 경우엔 그 중요도의 맥이 '글'이다. 주객(主客)에서 늘 '주'가 글이 되길 바라고 있는데, 예를 들면 힘들게 일을 하는 이유가 글을 쓰기 위해서고 심지어 사랑을 하는 이유도 글을 쓰기 위해서라고 생각하게 돼버렸다. 극단적이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내게 글은 그냥 글이 아니라 나를 살아가게 하는 꿈이다. 세상에서 가장 멋진 사람들이 작가고, 그들의 인생만 생각해도 가슴이 콩닥콩닥 뛴다면 그보다 중요한 게 무엇이 있을까. 


꿈을 인생 중요도의 맥으로 두게 되면 좋은 점이 꽤 많다. 우선 '용기'가 생긴다. 누구는 부모님 잘 만나서 집 걱정도 안 하고, 누구는 대기업 다니고, 누구는 척척 결혼을 잘하는 마땅히 불공평한 사회에서 '나에겐 가슴이 콩닥콩닥 뛰는 멋진 꿈이 있어!'하고 배시시 웃을 용기가 생긴다. 그걸 보통은 '내 인생 내가 산다 주의'라고 말하는 것 같다. 또 단연코 후회가 없다. 그러니까 내가 (가)와 (나)의 선택지 중에서 꿈인 (가)를 선택했다면 (나)를 포기한 것에 대해 되도록 쉽게 체념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도 이건 내 꿈이니까'이란 말에는 삶을 버티게 하는 굉장한 힘이 내재되어 있다. 

사랑? 적당한 거리


사랑? 사랑을 인생 중요도의 맥으로 두게 되면 참 곤란하다. 사랑은 필연적으로 꿈보다는 서로에 대한 더 짙은 감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혼자 실험실에서 꾸준히 노력해서 꿈이 이뤄질 순 있어도 사랑은 누군가 실험실에 들어와야 가능하니까 말이다. 물론 꿈을 이루는 것도 크게 보아 사랑을 하기 위해서일 수 있지만 여기서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단지 '중요도의 맥'이다. 감정이 짙은 사랑은 말랑말랑하기 때문에 맥으로는 썩 좋은 역할을 못한다. '꿈에 적당한 거리를 둬라'라는 말은 세상에 없지만 '사랑엔 적당한 거리가 필요하다'라는 말은 있지 않는가. 


20대를 보내고 30대에 들어선 나로서 중요한 것이 무엇일까. 친구는 결혼이라고 하고, 다른 친구는 부동산이라고들 하지만, 내 머릿속에는 온통 "어떻게 하면 저렇게 묘사를 잘하는 글을 쓸 수 있을까"라는 고민뿐이다. 꿈이 맥이 되어 살아가다 좋은 사람을 만나면 결혼을 하고, 좋은 기회를 만나면 돈도 벌 수 있을 거야 생각하는 게 어쩌면 제일 속 편한 것인지도 모른다.




2018.

당신의 벗,

강작


야하하야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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