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천석의 마음 읽는 시간 with 꿈고양이, 자유지은
벌써, 네 번째 아날로그북클럽 여행. 얼굴 한 번 본 적 없고, 매일 메시지를 주고받지도 않지만- 당신은 종이 위에 진심을 적어 놓았군요. 그럼 나는 당신의 메모가 적힌 책을 한 장 한 장 넘기며 당신과 이야기를 나누고 웃고- 고마워하고- 책을 덮고도 며칠 동안 우리를 상상하곤 합니다. 마치 당신이 내 옆에 있는 것처럼.
이번 서평은 6월 아날로그 북클럽 여행을 함께 했던 세 여자와 작가가 실제 만나 담소를 나누는 가상의 스토리를 짜보았습니다. 짓궂은 상상이 가미되어 있습니다.
강작: 어쩌다 이렇게 가상으로 여러분을 초대하게 되었는지 모르겠어요. 이번 책을 읽으면서 계속 여러분과 이야기를 나누는 기분이 들어서- 상상 속에서라도 만나보고 싶었어요.
자유지은: 두 번째 아날로그북클럽 이후에, 다시 만나게 되어 기뻐요(웃음). 심리학이나 정신분석학에 깊은 지식을 가진 것은 아니지만 전직으로 방송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그런 분들과 작업을 해서 그런지 꽤 관심이 많았어요. 강작님, 꿈고양이님과 함께 마음을 나눠보고 싶어요.
꿈고양이: 저도 작년 겨울 첫 아날로그북클럽을 함께 했었는데, 벌써 더운 여름이 되었네요. 지난 책에서 느꼈던 작은 여유와 행복을 다시 느낄 수 있었으면 해요.
서천석: 저는 여러분이 이 책으로 스스로의 마음을 읽고, 사람의 마음을 읽어가는 시간을 매일 조금씩 가져보셨으면 합니다. 내 마음을 조절할 수 있다면 분명 내 인생도 조금은 잘 조절할 수 있을 거예요. 그리고 어쩌면 그것이 우리가 세상에서 얻을 수 있는 소박하지만 가장 진실한 행복의 비결 일 거니까요.
꿈고양이: 냉장고에 시원한 맥주가 있는데, 한 캔씩 하실래요?
모두: 좋아요!!
힘든 순간을 보내고 있는 당신에게(자유지은 추천곡 : 부활- 가능성)
p49 부족한 나, 그 모습 그대로 괜찮습니다
부족함은 부끄러운 것이 아닙니다. 그저 인간의 본래 모습입니다. 부모들은 작은 실수나 잘못도 바로 잡아주려고 아이에게 잔소리를 합니다. 다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이죠. 하지만 너무 많은 잔소리를 들으며 자란 사람은 작은 잘못 작은 실수도 용납하지 못하고 자기를 한심하게 여깁니다. <중략> 내가 완벽해야만 나를 믿을 수 있는 건 아닙니다. 부족한 그대로 자기를 믿어야 합니다. 남의 시선에 자신을 맞추려 너무 애쓰지 마세요. 내 수준 그대로, 내 마음을 그대로 이야기하면 됩니다. 내가 직접 선택하지 않은 남에게 맞춘 길이라면 그 길에서 행복할 수 수 없습니다. 부족한 내가 못 마땅하더라도 부족한 내게서 시작해야 합니다. 그래야 진짜 내 인생을 살 수 있습니다.
꿈고양이: 완벽해야만 나를 믿을 수 있는 것은 아닌데, 주변의 시선에, 기대에 부응하려는 내 모습을 보면 스트레스를 받아요.
강작: 저도 부족한 딸이 되지 않으려고, 쉼 없이 달릴 때가 있어요. 그럴 때마다 돌아 서서 생각해보아요. 내가 '부족하다'라고 생각했던 것이, 도대체 무엇에 비해서 나온 걸까. 그 모든 것이 내 스스로 인정한 기준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기준들이 아닐까. 성적, 돈, 훌륭한 직업, 인정받는 것 그런 것들. 그런데- 부족한 딸이 되지 않는 진짜 방법은, 내 주변에서 날 사랑해준 이들을 실망시키지 않는 진정한 방법은- 제 스스로의 기준으로 행복을 만들어 가는 것이란 걸- 조금씩 느끼고 있어요. 가령- 사랑한다고 더 말하는 것, 작지만 마음이 담긴 선물을 준비하는 것, 최고의 글이 아니라 아름다운 글을 쓰려고 노력하는 것. 그런 것들요.
자유지은: 맞아요. 그렇게 조금씩 내가 나를 사랑할 때 좀 더 아름답고 멋진 사람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p45 도전이 두려운 당신에게
따라서 어떤 시도를 할 경우, 그 일을 좀 더 잘 알 수 있게 되면 결과가 어떻든지 긍정적인 점을 찾아내 괜찮은 선택이었다고 포장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시도해보지 않은 일이라면 합리화를 시킬 방법이 없어서 시간이 갈수록 점점 도전하지 못한 걸 후회하게 됩니다.
자유지은: 저는 해보고 싶은 게 있으면 일단 저질러놓고 봐요. 자전거도 탈 줄 모르면서 일단 자전거 점포에 가서 자전거를 사고 무르팍 깨져가면서 혼자(ㅠㅠ 가르쳐줄 사람이 없어서..) 열심히 배웠어요. 물론 고민을 하고 망설이는 것들도 있지만, 3일 이상 고민을 계속하지 않으려고 노력해요. 마음이 시키는 일은 해야 속이 편하거든요.(웃음)
강작: 분명 그러실 분 같아요! 마음이 시키는 일을 해야 속이 편하다. 정말 공감해요. 살면서 수많은 선택과 도전을 하잖아요. 그럴 때마다 어떤 선택이 옳은 선택일까- 고민하게 되는데 저는 중요도를 선택 후에 두려고 해요. 어떤 선택을 하든 선택 후에 어떻게 실행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거라 생각하거든요. '최고의 선택이 아니었더라도, 뭐 어때- 최고의 선택으로 내가 만들면 되지!'라는 식. 보통 마음이 시키는 일을 해야 최고의 선택으로 만들기 쉽더라고요.
여름밤, 바람을 느끼며- (강작 추천곡: 박혜리- 몽콕에 내리는 밤)
p90 오늘 집에 나올 때 어떤 말을 하셨나요?
자기 힘만으로 살아내기 어려울수록, 자신감이 떨어지고 흔들릴수록 우리는 가족에게 더 많이 기대합니다. 그리고 기대가 채워지지 못할 때 내 마음의 괴로움을 가족에게 전달합니다. 상처가 될 말로, 화난 표정으로, 나만 괴로울 수 없으니까 가족들을 괴롭히곤 합니다. <중략> 하지만 비난한다고, 실망했다고 가족을 덜 사랑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런데 내가 남긴 마지막 말이 비난과 실망의 말이라면 너무 후회스러울 것입니다. <중략> 어떻습니까? 오늘 집을 나오기 전 사랑하는 가족에게 남긴 마지막 말은 어떤 말이었나요?
꿈고양이: 언제나 변함없이 내 편이 되어주는 가족인데, 가끔은 그 소중함을 잊어버릴 때가 있어요. 오늘은 부모님께 하트 이모티콘을 듬뿍 담아 보내드려야겠어요.
강작: 어느 순간부터.. 아버지와 거리가 생겼어요.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어릴 적엔 아빠를 등지고 앉아서 종알종알 있었던 일들을 다 이야기하곤 했는데- 이젠 눈빛을 정면으로 마주치는 것조차 어색해졌어요. '자기 힘만으로 살아내기 어려울수록, 내 마음의 괴로움을 가족에게 전달한 것이 아닌지. 아버지에게서 숨은 것이 아닌지. 나 자신의 미움을 아버지에게 밀어붙인 것이 아닌지.' 죄송스럽고 슬퍼서 참 부끄러운 마음이 들었어요.
(자유지은 추천곡: 에피톤 프로젝트 - 그대는 어디에)
p217 이별을 예측하는 가장 결정적인 요인
워싱턴 대학교의 존 가트맨 박사는 왜 사랑하는 사람들이 결국 헤어지게 되는지를 집중 적으로 연구했습니다. 가트맨 박사가 가장 주목한 것은 상대에 대한 태도였습니다. <중략> 누군가가 내 마음에 들지 않은 행동을 했을 때 우리는 보통 두 가지 방법으로 대응합니다. 잘못된 행동은 분명하게 지적하지만, 잘못한 사람에겐 부드럽게 대하는 것이 하나고, 반대로 행동에 대해서는 별로 지적하지 않은 채 행동을 한 사람을 주로 비난하는 것이 다른 하나죠. 지금- 자기의 대화법을 진지하게 살펴봐야 합니다. 나는 상대의 잘못에 대해, 잘못은 분명히 지적하지만 인간적으로 부드럽게 대화하고 있나? 아니면 잘못을 저지른 상대를 미워하며 비난과 원망을 집중하고 있나? 연인이 내게 잘못을 했을 때 그의 잘못은 부정적으로 보더라도 그 사람만큼은 소중하고 높게 여겨야 합니다.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하고 문제를 갖고 있고, 약한 면이 있습니다. 그리고 내 앞의 연인은 내가 기다려 선택한, 사랑하는 사람입니다. 잘못과 약점에도 불구하고 상대를 존중하며 변화를 기다려야 내가 선택한 사람이란 단어에 부끄럽지 않습니다.
강작: 저의 약점 중에 약점은 누군가와 문제가 생기면 쉽게 울어버린 다는 것인데, 그럴 때마다 저를 도닥이며 이성적으로 문제를 해결하자는 연인에게 고마움을 많이 느껴요. 그가 현명하고, 어른스럽고- 그래서 울어버리지 않겠다고 스스로 다짐했었어요.
자유 지은: 자신을 믿는 만큼, 내가 선택한 사람을 믿어주는 것. 소중한 사람에게 꼭 그런 믿음을 주는 사람이 되었으면 해요. 잘할 수 있을 거예요. 우리.
(자유지은 추천곡: 커피소년 - 내가 네 편이 되어줄게)
p244 당신의 마음은 당신 편인가요?
벌써 한숨소리가 들리는 듯합니다. 어떻게 끌어안을지 모르겠다고, 내가 내 편이 되는 것이 뭔지 모르겠다고. 하지만 전혀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그저 한심한 나를 인정하는 것입니다. 하루에 단 몇 분이라도 내 마음을 들여다보고, 그런 내가 견딜 수 없이 초라해 보여도 실망하지 않고 내 모습이라고 말하는 겁니다. 지금은 비록 초라해도 결국 자라서 듬직한 내 편이 될 것은 오직 내 마음뿐이기 때문입니다.
p247 내 감정에 충실한 것, 내 감정을 표현하는 것
무엇보다 타인과의 관계에선 상대를 배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내게 어떤 감정이 느껴진다고 하더라도 그 감정을 드러내어 관계를 해친다면 오히려 내게 해가 될 수 있겠죠. 가끔은 내 감정을 지키기 위해서 더더욱 감정을 드러내지 않아야 할 경우도 있습니다. 내 몸이 자랑스럽다 해도 그걸 굳이 남에게 다 드러내선 곤란하듯이 내 감정을 보이는 것도 분명 조절이 필요하고, 그런 조절을 위해서 당연히 연습도 필요합니다.
자유지은: 저는 감정 기복이 크지 않은 편이지만, 연애를 하면 마음의 평정을 유지하는 게 어려운 것 같아요. 내 마음이 오롯이 내 것이 아닌 상태가 되어 그런 걸까요?(그래서 연애할 때보다 혼자 일 때 좀 더 평화롭고, 대신 외로운 것 같아요)
강작: 함께였다가 혼자였다가 다시 함께였다가 혼자였다가. 그렇게 마음의 균형을 맞추어 가는 것이 가장 건강하고 행복할 것 같아요. 저는 감정 기복이 큰 편이라서- 솔직함에 넘어선 감정 표현을 하지 않으려고, 그것이 상대를 위한 배려라는 걸 기억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잠시 쉬어갈까요? (자유지은 추천곡: 스텐딩 에그 - 오래된 노래)
p329 결정이 어려운 분들에게
세상에 결함이 없는 해결책은 거의 없습니다. 이쪽을 선택하면 이런 문제가, 저쪽을 선택하면 저런 문제가 걸리죠. 원래 그렇습니다. <중략> 다만 기억할 것은 인생이란 한쪽 길을 택한다고 해서 다른 쪽 길은 영영 못 가는 것이 아닙니다. 갈라진 길처럼 보이지만 멀어졌다 이내 만나기도 하고, 가던 길이 영 아니라면 돌아와 다시 갈 수도 있습니다. 때론 다르다 싶던 두 길이 결국은 같은 길이라는 걸 발견하게 될 때도 있습니다.
자유 지은: 어린 시절 저희 어머니께서 저에게 해주셨던 말 중에 가장 인상 깊었던 말이 있어요. "네 인생인데 네가 직접 하고 싶은 대로 선택하거라. 대신에 책임도 네가 지는 거야." 이 말은 제 스스로 인생의 주인이 되어 주체적으로 살아가도록 하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아요. 부모님의 교육방침에 매우 감사한 부분이에요.
강작: 20년 후, 30년 후 중년의 나이가 되어 저를 되돌아보면 어떨까. 하고 생각해봤어요. '내가 왜 그렇게 살았을까'라는 생각을 하지 않았으면 해요. 그래서, 좀 더 마음이 가는 대로- 그래서 더 몰입할 수 있는 것. 그래서 결국엔 최고의 선택으로 만드는 삶을 살아가야겠다고- 매일 다짐해요. 이렇게 아날 로그북 클럽을 하는 것도, 그런 마음 중의 하나예요. 자유지은님 어머님, 참 현명하시고 당신도 참 현명한 것 같아요. 그걸- 잘 실천하고 있으니까요.
(자유 지은 추천곡: 장필순 - 나의 외로움이 널 부를 때)
p387 내 기분을 가라앉히는 주범은 외로움
우린 어린 시절부터 경쟁 속에서 각자 살아남아야 한다는 것을 배우며 자랐습니다. 그러다 보니 약하면 무시받고, 무너질 수 있다 생각해 편하게 자신을 내보이지 못합니다. 다들 강해 보이지만 알고 보면 잔뜩 겁을 집어먹은 채 자기 성만 겨우 지켜내려 버티고 있습니다. 그러고는 성벽에 홀로 서서 외로움에 떨고 있는 게 우리의 모습입니다. 사람이란 관계 속에서 함께 뭉칠 때 비로소 단단해질 수 있습니다. 인간에게 있어서 접촉이란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것이 아닙니다. 음식과 공기처럼 생존의 필수품 중 하나가 다른 사람과의 접촉입니다.
자유지은: 제주에 혼자 살면서 '외로움'만큼 조심하는 감정은 없어요. 외로움을 느끼지 않기 위해, 그 감정이 저를 장식하지 않게 항상 주의를 기울이고 있어요.
강작: 먼 곳에서 당신을 생각하는 여자와 당신을 사랑하게 된 그를 자주 떠올려주세요. 요새 저도. 글을 쓴다고 친구도, 연인도 자주 안 만나고 저를 고립시켰어요. 왜 갑자기 눈물이 흐를까. 생각했었는데... 외로웠었구나. 그랬었군요. 여러분과 이렇게 책으로 대화하면서 그 외로움이 많이 사라졌어요. 아니, 저는 이제 괜찮아요. 여러분이 옆에 있는걸요.
슬플 때, 외로울 때 심지어 행복하다 느끼는 순간에도- 마음을 어루만져야 하는 이유는 내가 내 마음을 모르면 변화하는 상황에 심하게 흔들릴 것이기 때문일 겁니다. 그동안 '나- 그냥 괜찮은 것 같아'라고 굳게 믿고 있었지만- 그 안에 여러 개의 작은 틈이 있었고 이번 여행으로 새어나오는 슬픔들을 잘 메워볼 용기를 얻었습니다. 덕분에. 함께한 꿈 고양이님과 자유지은님에게 정말 고마움을 느끼고 있습니다. 어쩌면 시들했던 아날로그북클럽을 '아직 아날로그함은 죽지 않았어요.'하고 따뜻함을 보여주셨으니까요. (고맙고, 고맙습니다.)
여전히 내 삶은 완벽하지 않다.
앞으로도 완벽하진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미소 지을 수 있을 것이다.
완벽하지 않은 것이 정상임을 알기에.
인생은 자연답게- 흘러가는 것임을.
2016.07.10
글. 당신의 벗 강작
네 번째 아날로그북클럽 가족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