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인생은 강물처럼

책을 읽다가 문득

by 맑음




읽고 있던 책

‘리버보이’ / 팀 보울러

삶이 항상 아름다운 건 아냐. 강은 바다로 가는 중에 많은 일을 겪어. 돌부리에 차이고 강한 햇살을 만나 도중에 잠깐 마르기도 하고, 하지만 스스로 멈추는 법은 없어. 어쨌든 계속 흘러가는 거야. 그래야만 하니까. 그리고 바다에 도달하면, 다시 새로운 모습으로 태어날 준비를 하지. 그들에겐 끝이 시작이야. 난 그 모습을 볼 때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을 느껴. - 227p



리버보이에서 강을 삶에 비유한다.

강은 바다가 나올 때까지 끝없이 흐른다. 멈추는 법이 없다.

삶도 그렇다. 끝없이 흘러간다. 내가 멈추고자 하는 그 순간에도 흐르고 있다.


강은 작은 물줄기로 시작한다. 여러 물줄기를 더 만나고 더 큰 물을 품고 강을 이룬다. 굽이 치며 빠른 속도로 흐를 때도 있고, 바위를 만나 물보라를 일으키기도 한다.

삶도 작은 생명체로 시작한다. 많은 인연과 사건들을 만나며 삶은 풍성해진다. 뜻하지 않은 방향으로 급하게 흐를 때도 있고, 장애물을 만나 고난을 겪기도 한다.


강은 결국 잠잠해진다. 시간이 흐르고 바다를 만날 때가 되면 강 깊은 곳에서는 소용돌이가 일더라도 표면은 잔잔해 보인다. 그리고 더 많은 생명체를 품고 있다.

삶도 잠잠해지기 나름이다. 나이가 들고 인생이 익어갈수록 그 표면은 잔잔하다. 제대로 넓어진 삶은 더 많은 삶들을 품고 있다.


강은 바다를 만나 새로운 것에 흡수된다. 강은 없어지지만 없어지지 않는다. 바다로 새로 시작하는 것이다. 하지만 바닷속에서 더 이상 강은 강이 아니다.

삶은 죽음을 만나 종결된다. 삶은 이제 끝난 것 같지만 없어지진 않는다. 그 삶이 남긴 것들이 원래의 삶을 기억한다. 삶이 남긴 말이든, 행동이든, 자식이든 어떤 형태로든 그 줄기는 이어진다. 그리고 삶은 죽음이라는 이름으로 새로 시작한다. 망망한 죽음이라는 바다는 어떤 곳일까.


내가 이루는 강은 어떤 모습일까. 이름 모를 산에서 시작한 물줄기였다. 맑은 물을 품고 명랑한 소리를 내며 흘러왔다.

지금은 어디까지 왔을까. 나의 강물은 얼마나 혼탁해졌을까. 다시금 정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강일까.

내 주변에는 한강처럼 높은 빌딩들이 있을까?

소소하게 낚시를 하는 주민들이 있을까?

멀리서 풍경을 보러 쉬러 오는 사람들이 있을까?

지금의 나를 만들어준 수많은 물줄기들에게 감사를 표하고 싶다.


너라는 물줄기를 만나 나는 강이 되었다. / 맑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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