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 회복, 상무 전역자들로 전력 재정비 통해 중위권 도전
6월이 오면 달라질까? 최악의 한 달을 보내고 있는 박진만 감독에게 6월은 어떤 희망으로 다가올까요? 최근 언론 보도를 보면 완전체를 기다리고 있는 박진만 감독에게 큰 선물이 주어질 것처럼 보여집니다. 오키나와 캠프 후반부터 갑작스런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던 김현준이 최근 중견수에 복귀한 것을 시작으로 주포 김동엽도 지난 KT와의 3연전에서 타석에 나섰습니다. 공격형 포수로 자리매김한 김재성도 복귀가 눈앞에 다가온 듯합니다. 시범경기에서 옆구리 부상을 당했던 김재성이 돌아온다면 강민호, 김태군 2인 체제에서 마침내 포수왕국의 면모를 되찾을 수 있게 되리라는 기대섞인 전망 또한 많습니다.
부상선수의 복귀가 다가 아닙니다. 더 기대되는 소식은 바로 상무에서 군 복무를 마치고 전역하는 선수들입니다. 입대 전 삼성 마운드에서 선발 로테이션을 지켰던 좌완 최채흥, 든든한 불펜진의 승리조 요원 최지광이 돌아와 삼성 마운드에 숨통이 트일 전망입니다. 뫼비우스의 띠처럼 돌고 돌아 박진만 감독을 괴롭혔던 제5선발 고민은 물론 붕괴 일보 직전까지 내몰린 불펜진에도 큰 전력 보탬이 기대됩니다. 포수 김도환 역시 군 복무를 마치고 복귀해 치열한 포수 주전다툼에 뛰어들 채비를 갖췄습니다.
이렇게만 보면 삼성의 중위권 도전에서 청신호가 켜진 것 같지만 여전히 의문부호가 많은 상황입니다. 부상에서 회복한 선수들과 전역한 예비역 모두 1군 무대에 얼마나 빠르게 적응하느냐가 관건입니다. 최채흥, 최지광, 김도환 등은 상무에서 실전 무대를 경험했지만 엄연히 퓨처스와 1군의 수준 차이는 상당하다는 것도 부인하기 힘듭니다. 6월 12일 전역 예정인 상무 3인방이 삼성 벤치의 기대대로 순위 싸움에 힘을 실어줄 수 있을 지 흥미롭게 지켜볼 대목입니다.
물론, 주전급 선수들의 복귀는 가뭄의 단비같은 소식입니다. 팬들이 기대감을 갖는 것도 당연합니다. 하지만 장밋빛 희망만 심어주는 것도 결코 바람직한 일은 아닐 겁니다. 이 선수들이 돌아온다고 해서 당장 눈에 띄는 팀 전력의 상승을 보장해주지는 못합니다. 그 어느 선수도 리그를 지배할 정도의 압도적인 기량을 갖춘 선수들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팀을 떠나기 전에 보여줬던 그 정도 수준의 퍼포먼스를 다시 보여줄 수 있을 지도 미지수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성이 6월이 오기만을 기다릴 수 밖에 없는 것 또한 그만큼 지금의 현실이 암담하다는 방증이기도 합니다. 압도적인 전력으로 중위권 팀들과의 격차를 벌리며 내달리고 있는 LG, SSG, 롯데를 추격하는 것은 언감생심 불가능한 일입니다. 4위 두산과의 경기차라 3.5게임에 불과하다지만 10위 KT와의 경기차는 2.5게임으로 더 촘촘합니다. 다행스럽게 중위권으로 올라갈 수도 있겠지만, 자칫 잘못하면 사상 첫 꼴찌 수모를 당할 가능성도 무척 높은 상황입니다.
우선은 SSG, 한화, NC, 롯데를 만나 연패에 빠지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현재의 전력을 봐서 연승을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안정적인 팀 운영을 통해 분위기를 빼앗기지 않고 중위권에 근접한 위치에서 페난트레이스 전반기를 마무리할 수 있는 묘안을 찾아야 합니다. 여러 번 이야기하지만 오승환에게 마무리 투수를 맡기는 것은 팀과 오승환에게도 불행한 선택입니다. 한미일 통산 500세이브라는 대기록 달성이 눈앞에 있다고는 하지만 객관적인 시선에서 바라봐야 합니다.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있을 수 없습니다. 지금의 오승환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마치 쇠락한 삼성 왕조의 끝자락을 보고 있는 것 같아 마음이 쓰라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