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봄뫼여울 Mar 31. 2024

경주의 벚꽃 풍경

화려한 봄의 도시


바야흐로 봄의 전령사 봄 꽃들의 개화 소식이 들려오고 있습니다. 이른 봄 매화를 시작으로 산이며 들이며 다채로운 꽃들이 앞다퉈 피어나기 시작하지만 역시 우리나라의 봄 풍경을 화려하게 수놓는 꽃은 벚꽃이겠지요. 지난 주 이미 시작된 진해 군항제를 필두로 개화가 지연되어 개막을 일 주일 미뤘던 경주 대릉원 벚꽃축제도 어제 개막해 일요일까지 계속될 예정입니다. 

하지만 올해 날씨가 참 변덕스러워서인지 축제 개막일인 어제(3.29)까지도 경주의 벚꽃은 아직 제대로 시작도 하지 않은 상황입니다. 군데군데 일부 꽃을 피운 나무들도 있지만 꽃망울을 터뜨리기 일보 직전인 상황이라 기온이 좀 더 따뜻해지면 본격적으로 개화가 이루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아무래도 주말 날씨가 화창하고 따뜻할 것이라고 하니 이번 주말에는 삭막했던 풍경들이 보다 화사하게 바뀔 것으로 기대됩니다. 

다음 주 초반 정도가 이번 경주 벚꽃이 만개하는 시점으로 예상됩니다. 예로부터 경주는 벚나무가 도시 곳곳에 많이 심겨져 있어서 봄이면 많은 상춘객들이 찾는 명소입니다. 해마다 벚꽃이 화려하게 피어나는 이맘때면 고속도로 진출입로는 물론, 경주 시내 도로는 움직이지 못할 정도로 차량과 사람의 물결로 가득차곤 합니다.  

경주에도 많은 벚꽃 명소가 있는데 대표적인 몇 곳을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우선은 올해 벚꽃 축제가 열리는 대릉원입니다. 쪽샘골목과 대릉원 사이 대릉원 돌담길은 오래 전부터 많은 이들이 찾는 곳이었는데 황리단길과 가까운데다 최근에는 SNS에서 사진이 예쁘게 찍힌다고 소문이 나면서 더욱 이름을 날리게 됐습니다. 






돌담길을 배경으로 허드러지게 피어난 벚꽃이 말 그대로 일품입니다. 축제 기간에는 전면적인 차량 통제가 이루어지는데다 경주 시내 일원이 엄청난 차량 행렬로 혼잡이 예상됩니다. 화려한 벚꽃의 향연을 즐기기 위해서는 그만한 고생 쯤은 각오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기도 합니다. 

사실 경주 토배기들은 보문단지나 대릉원 보다는 김유신 장군묘 가는 길을 예로부터 최고로 꼽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흥무벚꽃길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하던데 경주 시내에서 서천교를 건너자마자 우측으로 난 길로 들어서면 오래된 벚나무들이 긴 터널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원래는 왕복 2차로 좁은 길이었는데 최근에 많은 사람들이 찾다 보니 오른쪽으로 새로 2차선 도로를 만들어 통행이 보다 용이해지게 됐습니다. 



2차로 폭의 좁은 도로 사이에 수령이 오래 된 벚나무들이 마주 보고 서 있는 모습이다 보니 가지가 서로 맞물려 거대한 꽃터널을 만들어 주는 모습이 아주 장관입니다. 서천을 따라 난 데크길을 따라 걸으면서 봄날의 경주가 선사하는 향취를 만끽하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경주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은 역시 보문단지일 겁니다. 다양한 위락시설이 갖추어져 있고 특급 호텔 등 숙박시설들도 대부분 보문단지에 위치해 있다 보니 관광지의 느낌이 물씬 풍기는 곳입니다. 도로의 가로수들은 물론 보문호를 따라 난 산책로에도 모두 벚나무들이 심겨져 있어 봄날의 보문단지는 이국적인 느낌을 안겨 줍니다. 






호숫길을 따라 걸어도 좋고, 보문단지 내 도로를 따라 자전거를 타고 여유롭게 경주의 봄날을 즐겨도 좋겠습니다. 조금 더 깊게 숨겨진 보물같은 명소도 한 곳 있는데 바로 보문정이라는 작은 정자입니다. 연못 주위를 채우고 있는 벚꽃들이 만개하는 즈음에는 전국의 사진작가들이 집결하는 사진 명소이기도 합니다. 낮기온이 한참 올라 노곤함마저 느껴지는 봄날 오후에 걸어보시길 추천 드립니다.




반월성 앞의 벚꽃도 아름답습니다. 때를 잘 맞춰간다면 노란 유채꽃과 하얀 벚꽃이 피어나는 모습을 보는 즐거움도 맛볼 수 있습니다. 시간에 쫓기지만 않는다면 여유롭게 반월성에 올라 경주 시내의 모습을 조망해 보는 재미도 느껴보시면 좋겠습니다. 우리나라의 보물 같은 아름다운 경주의 봄날을 잘 즐겨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작가의 이전글 수덕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