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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angkwon Lee Apr 16. 2020

완벽한 하루는 아침에 결정된다.

아침의 나를 더 잘 활용하는 법.

고백하자면, 나는 꽤 오랜 세월동안 아침을 제대로 보내지 못했다.

나에게 아침이란 잠기운이 남아있는 시간, 최대한 미루고 미뤄서 한계점까지 늦춰서 시작하는 하루의 시작 정도의 낮은 중요도를 가진 시간이었다. 나와 같이 아침시간을 보내는 사람의 하루는 대체로 비슷하다. 이것은 사회생활을 통해 어느정도 경험적으로 증명된 사실이다. 그들에게 아침은 그저 귀찮은 시간에 불과하다. 아침에 눈을 뜨는 것이 굉장히 불쾌한 경험이라고 생각하고 아침에 해야할 일들은 아주 최소한의 것들이거나, 있다 하더라도 빈약한 의지로 인해 대부분 삭제된다. 정해진 계획이 없고 더 자고 싶은 본능에 조종되기 때문에 전날의 컨디션에 의해서 일어나는 시간이 들쑥날쑥하다. 거의 대부분의 아침이 두서가 없고 헐레벌떡 시간에 쫓기는 상태가 되고 출근, 등교와 같은 일정은 마감시간 바로 직전에 맞춰진다. 그래서 아침은 정신이 없고 초조함의 연속이 된다.


부끄럽지만 나는 이런 삶을 지난 20년 넘게 지속해왔던 것 같다. 허둥지둥하는 아침의 내 모습이 한심해보여 일찍 일어나서 천천히 아침을 준비해보려 몇 번 시도해봤지만 항상 작심삼일이었다.


그러면서 항상 속으로 되내이던 오랜 격언과도 같은 말이 나에게는 죄책감을 심어주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사람이 모두 성공하는 것은 아니지만, 성공한 사람은 모두 훌륭한 아침을 보낸다"는 말이다. 어디 유명한 책에 실린 말은 아니지만, 예전부터 어른들이 나에게 종종해주었던 말이라 기억에 난다. 그 말은 사실 진실이었다. 지금까지 내 눈에 성공한 사람으로 보여졌던 사람들은 모두 아침부터 매우 부지런하고 그 시간을 매우 총명하게 보내는 분들이었다. 아침에 자주 지각하고 정상적인 컨디션을 유지하지 못하는 사람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오래가지 못하거나 언행에 있어 존경심이 들지 않는 분들인 경우가 많았다.


그러다가 나는 얼마전부터 아침을 대하는 나의 자세와 습관을 고쳐야겠다는 단호한 의지를 세웠다. 그렇게 약 2달 정도가 지났고, 아주 완벽하지는 모습은 아니지만 전제척으로는 만족할만한 모습을 아직까지는 꾸준히 만들어오고 있다. 아침의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었던 몇 가지 스스로의 변화를 기록하고 여전히 부족하게 느껴지는 부분들을 명확히해서 앞으로도 계속해서 좋은 습관을 유지하고 발전시켜나가자는 의미에서 글을 쓴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할 일들로 아침을 채우는 것이 우선이다.

그 전까지 나는 달라진 아침을 보내기 위해서는 무조건 일찍 일어나야 된다고 생각을 해왔다. 왜냐하면 아침에 제때 일어나지 못하고 침대에서 시간을 허비하다가 늦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무조건 아침에 무조건 일찍 일어나려고만 했었는데, 결과적으로는 오래가지 못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고 나서 뚜렷하게 할 일이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에 점차 일어나는 시간과 타협하는 기회가 발생했기 때문이었다. 할일이 없는데 일찍 일어나기만 한다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그렇게 되면 결국 나중에는 이른 시간에 일어날 이유가 없어지게 된다. 그렇게 기상시간은 다시 늦춰졌다.

그래서 이번에는 아침에 일어나서 출근하기 직전까지 시간을 분단위로 쪼개고 할일들을 채워넣었다. 일어난 직후 5분, 그 다음 10분, 그 다음 15분, 마지막 10분... 이런 식으로 아침에 일어나서 바쁘게 움직여야만 하도록 할일들의 순서를 만들었다. 현재 짜놓은 아침의 할일들을 시간 순서대로 나열하자면 우선 7시 정각에 기상, 10분간 요가와 명상, 그 다음 15분간 뜨거운 물로 샤워, 그 다음 5분간 간단히 옷 입기, 이불 개 놓기, 10분간 출근 복장으로 옷 입기, 간단히 15분간 아침식사 그리고 출근이다. 할일들을 모두 마치면 55분~1시간 정도가 지나고 그러면 바로 출근할 시간이 된다. 그러면 보통 사무실에는 원래의 근무시작 시간보다 약 1시간 정도 일찍 도착하는 시간이 된다. 완벽한 하루를 시작하기에 충분한 상태와 여유를 가지게 되었다.

결국 중요한 점은 단지 일찍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일찍 일어나서 해야하는 일들이 있는지에 관한 것이다. 생각해보면 아침에 중요한 미팅이 있거나 미리 사놓은 기차표가 있다면 아침에 일어나거나 준비를 시작하기가 수월했다. 이런 경험들과 마찬가지의 이유로 아침에 할일을 만들어놓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게 되면 아침시간을 허무하게 보낼 위험도 없어지고 그러한 와중에 나의 의지를 시험하게하는 달콤한 유혹들, 예를들면 "잠깐 침대에 눈을 붙여 볼까?", "어차피 할일도 없는데 5분만 더 자도 괜찮잖아?", 로부터도 자연스럽게 멀어지게 된다.


그 중에서도 아침에 일어나서 하는 첫 번째 행동이 가장 중요하다.

아직 아침을 의미있게 시작하는 습관이 몸에 배이지 않았다면, 아마도 제일 힘든 순간이 바로 잠에서 깬 직후일 것이다. 잠의 기운에서 완전하게 벗어나지 못한 순간이기도 하고, 가장 잠의 유혹이 큰 시점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단 그 순간을 이겨내고나면 시간이 흐를수록 다시 침대로 돌아가고 싶은 유혹의 크기는 점차적으로 작아지게 된다. 완벽한 하루는 아침의 나의 모습이 결정하지만, 아침의 나의 모습은 잠에서 깬 직후의 상태를 어떻게 대처하는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아침의 첫 행동은 최대한 부담스럽지 않은 것으로 설정하는 것이 좋다. 사람마다 취향과 선호가 다르기 때문에 부담스럽지 않은 행동이라는 것은 개인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달콤한 잠에서 깨어나야하는 무의식적인 관성에 균열을 낼 수 있는 보상이 될 수 있는 행동이라고 보면 된다. 나의 경우에는 아침에 일어나서 가장 먼저 하는 일은 거실에 있는 노란 불빛의 스탠드 전등을 켜는 것으로 시작된다. 은은한 전등 빛은 내가 좋아하는 것으로 전등을 키고 불빛을 느끼는 그 자체로 나에게는 만족감을 선사한다. 그리고는 직후에 요가매트를 깔고 자신있고 좋아하는 요가동작으로 아침을 시작한다.  그 동안 아침에 일찍 일어나지 못하던 시절을 돌이켜보면, 항상 아침의 시작을 밝은 형광등 불빛이 있는 차가운 화장실에서 함께 했었다. 잠에서 깨는 것도 어려운데 영 내키지 않는 환경에서 바로 다음 행동을 이어가야하니 자연스럽게 아침의 시작이 미뤄지기가 일쑤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잠에서 깬 직후는 의지를 다지기가 쉽지 않다. 행여나 전날 피곤한 일이 있었거나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한 날에는 아침잠의 유혹은 더욱 커지게 되는데 평소와 같은 아침의 첫 번째 행동이 제대로 이를 버텨낼 수 없을지도 모른다. 사실 이런 상황까지 타개할 확실한 묘책은 없다. 이럴땐 그저 고민할 것도 없이 무조건 첫 번째 행동을 개시하는 것밖에는 답이 없다. 헬스장에서 운동하는 것이 극도로 귀찮게 느껴질 때, 마음을 비우고 오로지 출근도장만 찍고 온다는 생각으로 헬스장에 도착하기한 하면 된다. 일단 헬스장에 도착하는 것이 어렵지 그곳에서 운동을 하는 것은 크게 어렵지 않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푸쉬업 30개를 하는 것이 귀찮게 느껴진다면 당장 1개만 해보도록 하는 것이다. 막상 1개를 하고나면 이왕 시작한거 30개를 마저 해야겠다는 욕심이 나도 모르게 생겨난다. 아침에 잠에서 깨는 것이 어렵게 느껴진다면, 일단 무조건 일어나서 첫 번째 행동을 위한 가장 가벼운 움직임을 시도해보면 된다. 나의 경우에는 거실 전등을 켜는 것이나 요가매트에 가만히 앉아 있는 것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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