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겹

강을 건넌 시간들

by 강라마

박물관 옥상에 올랐을 때, 시야는 뚜렷하게 둘로 갈라졌다.
발아래로는 쿠디찐 마을의 낮은 지붕들.
시간이 멈춘 듯, 여전히 과거의 호흡에 머무는 풍경이었다.

그 너머로는 빽빽한 고층 빌딩들이 솟아 있었다.
방콕의 새로운 심장, 권력과 자본이 모이는 지금의 중심지.
도시는 하나지만, 그 안의 시간은 두 겹으로 갈라져 흘러가고 있었다.

톤부리는 분명 한때 왕국의 수도였고, 역사의 무대였다.
그러나 지금 내가 서 있는 이 자리는 이미 변두리다.
중심은 강을 건너, 저 멀리 번쩍이는 빌딩들 속으로 옮겨갔다.

순간, 나는 잠시 혼란스러웠다.
진짜 도시는 이곳일까, 저곳일까.
내 발 아래에 머무는 과거와, 저 멀리 번쩍이는 현재.
그 두 겹의 시간 사이에서, 현재는 여전히 흔들리고 있었다.

P1000319.jpg <두겹> 2025.08 | Thailand_Bangkok(Thonburi) | Copyright © llama.foto(JeongH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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