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움은 결핍이 아니라, 존재의 증거
오늘 달리기를 하다가 문득 하나의 생각이 떠올랐다.
‘외로움’이라는 감정에 대한 거였다.
사람들은 자주 말한다.
“사랑하는 사람과 있어도 외로워.”
나도 예전에 연애할 때 그런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그때는 그 말이 너무 슬펐다.
‘나를 이제 사랑하지 않나 보다.’ 그렇게만 생각했었다.
그런데 오늘 갑자기 알겠더라.
외로움은 사랑과는 별개라는 걸.
사람들은 ‘사랑이 식었어’ 혹은 ‘나에겐 사랑이 없어’ 하면 그게 곧 ‘외롭다’로 이어지는 것 같지만 사실 외로움은 그 자체로 그냥 ‘외로움’일 뿐이다.
기분이 좋을 때도 있고, 짜증 날 때도 있고, 그저 그럴 때도 있듯이 외로움도 그냥 그런 감정 중 하나인 거다.
그런데 우리는 그걸 마치 없어져야 하는 감정처럼 여긴다.
사랑받지 못해서, 애인이 없어서, 곁에 누가 없어서 외롭다고 말하면서 외로움을 자꾸 누군가로 채워야 한다고 착각한다.
하지만 사람은 원래 외로운 존재다.
사랑하는 사람이 옆에 있어도 외롭다.
그건 이상한 게 아니다.
사랑은 외로움을 덜어주는 ‘도움’은 될 수 있지만, 결국 그 외로움을 완전히 없애진 못한다.
외로움은 사라지는 게 아니라, 그냥 늘 거기 있는 거다.
우리가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하는, 인간의 한 부분 같은 것 말이다.
그래서 이젠 이렇게 생각한다.
외롭다고 해서 사랑이 식은 것도 아니고, 외롭다고 해서 삶이 잘못된 것도 아니다.
그냥 외로움은 늘 내 안에 있는, 조용하지만 확실한 존재 같은 것이다.
이걸 공감하려면 결국 스스로 겪어봐야 한다.
몸으로 부딪히고, 혼자 있는 시간 속에서 깨달아야 한다.
아마 누군가는 지금 그 과정을 지나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중 단 한 사람이라도, 이 글을 읽다가 ‘나도 그랬지’ 하고 잠시 멈춰준다면, 그것만으로도 이 글은 충분히 가치 있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