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어서 믿음이던 곳이 가까워진 뒤
프라싸뭇 체디는 원래 육지에 세워진 탑이 아니었다.
지금처럼 차로 스쳐 지나갈 수 있는 자리가 아니라 바다 위에 따로 떨어진 모래섬 위에 서 있었다.
배를 타지 않으면 닿을 수 없는 곳, 눈에 보이지만 쉽게 갈 수 없는 자리였다.
그래서 이 탑은 오래도록 ‘멀리서 바라보는 대상’이었다.
사람들은 바다 한가운데 홀로 서 있는 탑을 두고 신이 남겨둔 표식처럼 말해왔다.
시간이 흐르면서 바다는 조금씩 물러났고 모래는 땅이 되었고 섬은 어느새 육지가 되었다.
탑은 움직이지 않았지만 주변의 풍경이 바뀌었다.
그리고 사람들은 이렇게 말하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이 땅을 신이 선물로 내어준 땅이라고 말한다.
바다가 물러가고 섬이 육지가 된 일을 기적처럼 설명하는 말이다.
하지만 나는 그 말을 조금 다르게 듣게 된다.
한때는 배를 타지 않으면 닿을 수 없던 곳이었고, 지금은 걸어서 드나들 수 있는 자리가 되었다는 것.
멀어서 믿음의 대상이던 것이 가까워지면서 돌봄의 대상이 되었다는 것.
어쩌면 이 땅이 ‘선물’이 된 이유는 신이 내렸기 때문이 아니라
사람들이 더 자주 보고, 더 자주 손을 대게 되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