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자로 보는 세기의 디자이너] 제4화
우리는 '예술'을 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문제를 해결합니다
부상당한 군인들을 위한 부목 발표회에서 찰스가 한 이 말은 현재의 의자 디자인이 어떻게 이동해야 할지를 알려주는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어딘가를 바라보며 따듯한 미소를 보내고 있는 이 부부가 찰스와 아내 레이 암스.
20세기 디자이너들에게 가장 많은 영향을 주었고 미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디자이너였던 부부는 가슴이 따뜻했던 디자이너였던 거 같다.
찰스는 디자이너, 건축가 및 영화 제작자였다. 그는 세인트루이스의 워싱턴대학에서 건축을 전공했는데
고전적이던 당시 대학에선 그에 너무 현대적인 디자인과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와 같은 현대 건축가의 생각을 옹호한다는 이유로 중도탈락시키고 만다. 핀란드 건축가 엘리 얼 사리넨 (에로 사리넨의 아버지- 다음 편에 나옵니다.)에게 큰 영향을 받았는데 엘리 얼의 초청으로 크랜브룩 미술대학에서 건축학을 다시 공부하고 교수가 된다.
1941년 크랜브룩 미술대학에서 만난 미술을 전공한 레이와 결혼하면서 그들에 연구는 창의적인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건축, 가구 디자인, 산업 디자인 전반에서 획기적인 공헌을 하게 된다.
레이는 미술가, 디자이너 및 영화감독이었다. 어린 시절 그녀의 부모님은 자연이 주는 즐거움의 가치를 교육했는데 추상적 표현주의 (abstract expressionism) 미술을 공부했던 그녀는 1936 년 American Abstract Artists 그룹을 창립했고 1940년 어미니가 돌아가시고 친구이자 건축가 벤 볼드윈과 크랜브룩 미술대학에 들어가고 거기서 홈 피니싱 유기농 디자인이라는 공모전 작업을 하게 되는데 이때 찰스 임스와 엘리 얼 사리넨의 아들 에로 사리넨과 함께 작업하게 되고 찰스 임스와 1941년 결혼한다.
레이의 미술적인 감각과 찰스의 공학적인 기술이 합쳐지면서 레이와 찰스의 디자인 프로세스는 강력한 협력체제를 구축하는데 그들의 콘셉트는 간단한 공정으로 기능적인 제품을 만들고 경제성과 안락함을 동시에 충족시킬 수 있는 디자인이었다.
2차 세계대전이 터지고 임스 부부는 미국 해군으로부터 부상병을 위한 부목과 들것을 의뢰받는데 이때 합판 성형 기술과 나무와 금속을 접합하는 유기적인 디자인을 선보이게 된다.
그 기술을 바탕으로 탄생한 의자가 1945년 LCW(Lounge Chair Wood) 체어다. 이
것이 유명한 '임스 룩'이 시작이었다. 이 의자는 구조, 기술, 조형에서 그 당시 가장 혁신적인 의자였다. 이 의자는 엉덩이가 방석 부분으로 들어가게 엉덩이 부분과 등받이 부분이 휘어져 있는데 합판 성형기술이 진보되었음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전통 목공기술이 아닌 합판 성형술이라니 하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임스 부부는 되도록 많은 사람에게 싼 가격의 의자를 제공한다는 사명감이 있었다.
Eames Elephant 1945년
인도코끼리 공연을 보고 제작하였다는 임스 코끼리 체어는 1940년대 초에 부부는 합판을 3차원 형태로 몰딩 하는 기법을 개발하는데 수년이 걸렸으며 이 과정에서 조각품 하나를 만들었다. 이 코끼리 의자는 단단한 복합 곡선 때문에 기술적으로 연속적인 생산에 하지 못했다. 찰스의 14살 된 딸 루치아 이 메스에게 주어진 원형은 1946년 뉴욕 현대 미술관에 대여되었다.
La Chaise Chair 1948년
1948년 개발된 라셰즈 체어는 프랑스계 조각가 가스통 라셰즈의 조각 작품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되었다. 뉴욕 현대미술관이 개최한 국제 저비용 가구 디자인 공모전에 출품한 작품 2개 가운데 하나다.
첫눈에 보기에도 비용이 많이 들 거 같은 이 작품은 당연히 당선되지 못했다. 유리섬유로 만든 유기적인 형태의 상판과 5개의 다리, X자로 된 나무 받침대로 구성된 이 의자는 결국 합리적 가격으로 의자를 생산해야 한다는 신념을 가진 찰스 임스는 이 의자의 생산을 포기하고 만다. 1990년 비트라가 다시 생산을 시작하면서 명성을 얻게 되었다.
1950년 DAR Dining chair (에펠 그릴 체어)
현존하는 의자 중 가장 많은 이미테이션을 낳은 이 의자는 카페나 잡지에서 가장 많이 보셨을 것이다.
다리의 구조물이 에펠탑을 닮았다고 흔히 에펠체어로 불리는 이 의자는 등받이와 팔걸이 그리고 좌탁이 하나의 유기체로 구성되어 있다. 저렴하고 가볍고 불에 강한 유리섬유로 제작하여 여러 버전이 생산되었다.
1950년 RAR 락킹 암체어 Dining chair Rocking Armchair Rod
그 후 디자인된 흔들의자로 지금까지 꾸준히 전 세계적으로 사랑을 받는 모델 중 하나입니다. 인테리어 잡지에서 집 좀 꾸민다 하면 거실에 흔히 있는 디자인이기도 하죠. 바로 흔들의자의 트레이드 마크가 돼버린 작품입니다.
Wire Chairs with bird, 1953
50년대 강철이 발전하면서 소재가 다양하게 이동한 제품입니다. 기존의 플라스틱 방석으로 마감되었던 임스 체어의 철제 버전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요 그들이 이 하부 프레임을 만들 때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옷걸이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합니다.
1955년 Mid-Century Chair
영화"세인트 루이스의 영혼"을 촬영하던 친구 빌리 와일더 감독이 판자 위에서 잠깐 낮잠을 자는 모습을 발견하고 잠시 간단하게 잠을 잘 수 있는 좁은 소파의자가 필요하다 하여 디자인을 하게 된다.
1956년 Eames Lounge Chair
대량생산과 저렴한 가구 개발이 목표였던 그들에게 가장 사치스러운 디자인이었다. 이 의자는 전통적인 영국 스타일의 의자에서 영감을 얻어 개발하였는데 지금 봐도 우리 집 거실에 하나 뒀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당시 디자인이 앞서던 임스 부부의 기술을 따라가지 못하던 이유로 10년이 지난 1956년에 생산된 제품입니다.
의자는 간단한 공정을 통하여 저렴하면서도 기능적인 제품을 만들어야 하고 널리 보편 되어야 한다. 부부는 경제성과 안락함을 동시에 충족해야 한다는 과제를 함께 수행했던 디자이너였다. 20세기 디자이너 중 가장 아름답고 행복했던 부부가 아니었나 싶다.